은행 경영승계 절차 모두 똑같아 지나...당국 “방향성 제시할 뿐”

조계원 2023. 11. 2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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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은행지주·은행의 경영승계 절차를 두고 감독 기준이 될 모범관행(best practice)을 마련하고 있다.

일각에서 이러한 모범관행이 은행권의 경영승계 절차의 단일화·획일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인다.

개별 회사 마다 지배구조 특성이 다른 상황에서 모든 은행권의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의 단일화·획일화가 강요될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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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경영승계 기준 ‘모범관행’ 12월 중 발표
모범관행, 은행권 경영승계 획일화 압박 우려
당국, 모범관행 방향성 제시...강제성 없어
쿠키뉴스 자료사진

금융당국이 은행지주·은행의 경영승계 절차를 두고 감독 기준이 될 모범관행(best practice)을 마련하고 있다. 일각에서 이러한 모범관행이 은행권의 경영승계 절차의 단일화·획일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인다. 다만 당국은 경영승계 절차의 방향성을 제시할 뿐 단일화·획일화와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12월 중으로 은행·은행지주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은행의 반복되는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은행의 지배구조부터 확립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에 지난 7월부터 TF를 꾸려 기준이 될 만한 모범관행을 마련하고 있다.

TF의 주요 논의 과제 중 하나가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다. 금감원은 그동안 은행권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가 다소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공정성과 투명성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공정하고 투명한 CEO 선임 및 승계절차를 마련하기 위해 CEO 자격요건, 후보군 관리, 후보군 검증방식, 승계절차 개시시점 등에 대한 모범관행을 마련 중이다. 

은행권에서는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개별 회사 마다 지배구조 특성이 다른 상황에서 모든 은행권의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의 단일화·획일화가 강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러한 우려는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의 발언에서 잘 알수있다. 그는 퇴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배구조에 정답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통일화·획일화하려는 유혹이 있다”며 “지배구조는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각 회사의 연혁, 상황, 문화, 업종 특성 등이 다르기 때문에 고유의 지배구조를 개발하고 육성·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일교포들이 낸 자본금으로 설립된 신한금융지주, 과점주주 체제인 우리금융지주, 농민이 출자한 농협중앙회가 주인인 농협금융지주 등 개별 은행·은행지주 마다 특성이 다른 만큼 동일한 지배구조나 동일한 경영승계 절차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금융당국 측은 이러한 우려가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강조했다. 한 TF 관계자는 “경영승계의 구체적인 절차 등은 금융회사에서 자율적으로 정하고 진행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TF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TF에서 마련하는 모범관행은 합리적인 수준에서 당연히 지켜져야 할 기본적인 것들을 담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일화·획일화 우려에 동의할 수 없다”며 “장기적으로 가야할 길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금감원은 당장 마련될 모범관행에 강제성이 없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단일화·획일화하는 것은 고려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며 “TF에서 마련할 모범관행은 지배구조와 관련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으로 감독 검사 과정에서 기준으로 활용해 금융사의 자율적인 개선을 유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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