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장 팔린 K팝 음반, 그래미는 낙방…온도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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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팝 음반 판매량이 일찌감치 1억장을 돌파했다.
한국음반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인기 순위 1~400위를 기록한 K팝 음반 누적 판매량은 1억100만장으로 집계됐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원은 "3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의 수출 점유율이 지난해 20%대에서 올해 10%대로 낮아졌다"며 "이는 K팝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기회이자 리스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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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팝 음반 판매량이 일찌감치 1억장을 돌파했다. 연간 판매량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K팝 음반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매년 최대 판매량 기록을 갈아치워 왔다. 빌보드 뮤직 어워드 등 미국 주요 시상식은 K팝 부문을 신설했다. 장밋빛 미래가 펼쳐진 듯하다. 반면 업계에선 K팝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K팝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데다가 예술성도 인정받지 못해 확장성이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K팝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연간 K팝 음반 판매량 1억장 돌파, 하지만…
한국음반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인기 순위 1~400위를 기록한 K팝 음반 누적 판매량은 1억100만장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음반 판매량인 8000만장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다. 판매량 상승을 견인한 건 대부분 보이그룹이다. 그룹 세븐틴은 지난달 발매한 미니 11집으로 550만장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정규 3집을 280만장 넘게 팔아 치웠다. 11월과 12월 판매량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음반 판매량은 1억1000만장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래를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수출되는 물량이 줄어서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대(對) 중국 음반 수출액이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95~95% 감소했다. 중국의 경기 침체와 당국의 ‘그림자 규제’, K팝 과포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원은 “3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의 수출 점유율이 지난해 20%대에서 올해 10%대로 낮아졌다”며 “이는 K팝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기회이자 리스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양적 성장에 집중해온 K팝, 질적 성장 필요”
방탄소년단 이후 팝 시장에 반향을 일으킨 히트곡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위기론에 불을 붙였다.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올해 K팝 관련 부문 4개를 신설하면서도 K팝 가수에게 주요 부문 트로피를 안기지 않았다. 업계에선 “K팝의 영향력은 인정받았으나 서구 시장에서 크게 히트한 노래나 강렬한 인상을 남긴 가수는 없었다는 방증”(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년간 방탄소년단을 수상 후보로 올렸던 그래미 어워즈는 올해 K팝 가수를 단 한 팀도 후보로 지명하지 않았다.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를 비롯해 ‘큐피드’로 빌보드 싱글차트에 25주 연속 진입한 피프티 피프티, 미국에서 5만명 규모 공연을 연 트와이스 등이 후보작을 출품했으나 모두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당연한 결과”라고 봤다. “올해 K팝의 화제성이 지난 3년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는 진단이다.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예술과학 아카데미는 가수가 직접 만든 음반에 후한 점수를 준다. 올해 발표된 K팝 음악 중 이런 요건을 만족하면서 예술성을 높게 평가받을 만한 노래와 음반이 없었다는 의미다. 임 평론가는 “K팝은 새로운 음악을 제시하지 못하고 기존 스타일을 반복해 위기를 자초했다”면서 “그간 K팝 시장은 양적인 성장에 집중했다. 이제는 질적인 성장이 중요하다. 예술성에 천착해 음악적인 진전을 이뤄내야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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