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英서 NSC상임위 주재…군사분계선 대북 정찰·감시활동 복원

尹, 北 위성발사에 "핵·미사일 위협 실행 조치"
적법 벌차에 따라 대응 조치 추진 지시
9.19 군사합의 1조3항 효력정지키로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해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에 대한 감시정찰 능력 강화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성능 향상에 그 목적이 있으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실행에 옮기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런던의 한 호텔에서 북한의 이른바 '군사정찰위성' 발사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3차 발사 이후 런던 현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개최, 합참의장의 상황 보고를 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오늘 NSC 상임위에서 논의된 대로 적법 절차에 따른 대응조치를 추진하라"며 "NSC의 조치가 국민의 생명은 물론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방어적 조치라는 점을 국민과 국제사회에 정확하게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NSC 상임위는 이날 별도 입장문을 내고 북한이 위성 발사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1874호를 위반했다며 "우리의 안보는 물론 세계의 평화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간 남북이 합의한 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공동선언, 10.4 선언, 9.19 군사합의 등을 북한이 상시적으로 위반했다는 점도 강하게 비판했다.

NSC 상임위는 특히 "9.19 군사합의의 제약으로 우리의 접경지역 안보태세는 더욱 취약해졌다"며 "정부는 9·19 군사합의 제1조 3항에 대한 효력 정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 시행하던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대북 정찰·감시활동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합의 1조 3항은 군사분계선 상공에서 모든 기종의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있다. 기구(氣球)는 MDL로부터 25㎞ 이내 지역에서 띄우지 못하도록 했다. 군사합의서에 명기된 '기구'는 군사적 목적의 정찰 도구를 지칭한다.

NSC 상임위는 "이번 조치는 우리 군의 대북 위협 표적 식별 능력과 대응태세를 크게 강화할 것"이라며 "연평도·백령도 등 서해 5도 주민의 안전, 그리고 5천만명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지속적인 9·19 군사합의 위반과 핵·미사일 위협, 각종 도발에 대해 우리의 안보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번 긴급NSC 상임위에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박진 외교부 장관, 김태효 NSC 사무처장(안보실 1차장)이 영국에서 화상으로 참석했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 신원식 국방부 장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인성환 안보실 2차장, 장호진 외교부 1차관 등이 자리했다.

런던=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