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조명환 (12) 아태 에이즈학회 회장으로 선출… 에이즈 퇴치운동 본격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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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의 공부를 마치고 나는 아시아·태평양 에이즈학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나는 에이즈 바이러스 발견 30주년이 되던 2011년 조직위원장으로서 제10차 아시아·태평양 에이즈총회를 부산에서 개최했다.
남태평양 섬나라인 피지의 에필리 나일라티카우 전 대통령에게는 글로벌펀드와 유엔에이즈로부터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에이즈 예방과 치료를 위한 기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왔고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단계에도 도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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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예방과 퇴치 운동 참여 설득해
예방과 치료 위한 기금 마련토록 힘써
2005년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의 공부를 마치고 나는 아시아·태평양 에이즈학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이로써 아시아 지역 에이즈 퇴치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에이즈는 이제 만성질환이 됐다. 치료약이 개발됐으나 치료비가 1년에 2000~4000만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프리카 같은 개발도상국 환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정치인이나 기업인 그리고 국제기구 지도자들이 나서서 가난한 에이즈 환자들에게 치료약이 전달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나는 에이즈 바이러스 발견 30주년이 되던 2011년 조직위원장으로서 제10차 아시아·태평양 에이즈총회를 부산에서 개최했다. 당시 우리 정부를 향해 국제적인 에이즈 퇴치 운동에 참여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나는 총회를 한국에서 개최해 한국이 에이즈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하고 원조받는 국가에서 원조하는 국가로 변신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국제 사회에 보여 주고 싶었다. 다행히 한국 정부는 이 행사를 적극 지원했고 미국 클린턴재단이나 빌게이츠재단 등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였다. 나는 이슬람 문화권의 여성 인권과 에이즈 확산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면서 여성을 에이즈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을 국민에게 제안하면 그것이 결국 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득했다. 나는 그가 밴드를 결성할 정도로 음악 애호가임을 알고 그가 직접 만든 첫 앨범에 수록된 발라드곡을 인도네시아어로 연습해 몇 소절 부르기도 했다.
이렇게 유도요노 대통령을 설득한 결과 정부의 에이즈 지원 예산을 대폭 늘릴 수 있었고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2009년 아시아·태평양 에이즈 총회를 발리에서 성대하게 치를 수 있었다.
남태평양 섬나라인 피지의 에필리 나일라티카우 전 대통령에게는 글로벌펀드와 유엔에이즈로부터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에이즈 예방과 치료를 위한 기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왔고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단계에도 도움을 주었다.
이처럼 기업인과 정치인 그리고 국제기구 지도자들을 만나 설득하고 협력할 수 있었던 데는 하나님께서 블럼버그 박사를 통해 여러 분야 지도자들을 만나게 하시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을 통해 냉혹한 기업 현장을 경험하게 하시며 하버드 케네디스쿨을 통해 정치 행정 경제 리더십 교육을 받게 하신 덕분이었다.
내가 하버드 케네디스쿨을 졸업할 무렵 클린턴재단에서 연락이 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보스턴에서 미팅을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내게 클린턴재단의 사무총장으로 일해 달라는 뜻밖의 제의를 했다. 클린턴재단은 에이즈 퇴치 노력을 하는 단체이며 따라서 에이즈 전문가이면서 행정과 경영 능력 그리고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동시에 공부한 점이 흥미롭다며 클린턴재단이 찾는 인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당시 어느 한 단체에 소속돼 일하는 것보다 교수로 있으며 여러 단체와 공조하는 것이 에이즈 퇴치에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해 거절했다. 나는 지금도 그때 지혜로운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정리=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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