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선교 지원 앞장… “기도경영으로 청종하는 청지기 될 것”
리딩 부문 수상자
최복이 본월드미션 이사장
한식 프랜차이즈 ‘본죽’으로 유명한 본그룹의 선교재단 ‘본월드미션’(이사장 최복이)이 국민일보 선정 ‘2023 기독교브랜드 대상’ 리딩 부문 수상단체로 선정됐다. 본월드미션은 2013년 재단 설립 이래로 지금껏 게스트하우스 운영 및 의료비·자녀 장학금 지원 등 선교사 후생 복지 사역과 해외 선교매장 오픈 등 비즈니스 선교 지원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았다.
다음 달 5일 열리는 시상식을 앞두고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 센터 본부에서 최복이(58) 이사장을 만났다. 최 이사장은 “저희는 그저 하나님이 시킨 일을 감당했을 뿐”이라며 “재단 사역 10주년을 맞아 하나님께서 주신 상으로 알고 앞으로 더 심기일전하겠다”고 미소지었다. 남편 김철호 본그룹 회장과 2002년 본죽을 창업한 그는 현재 본월드미션뿐 아니라 ㈜본월드와 ㈔본사랑 이사장으로 한식 세계화와 국내외 소외이웃 지원에 힘쓰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최 이사장은 해외 출장이 부쩍 늘었다. 선교사의 비즈니스 선교를 지원하는 ‘선교 매장’ 개업식이 세계 곳곳에서 열려서다. 이날 인터뷰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선교 매장을 다녀온 직후 이뤄졌다. 그는 “선교 매장은 일종의 ‘지역 선교 센터’다. 한국의 맛을 현지인에게 전하는 한편 타지에서 외로운 삶을 사는 선교사에게 고향의 맛을 선사하는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제가 매번 선교 매장 오픈식에 가는 건 지역의 모든 한인 선교사를 초청해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서”라며 “개장 이후 매장에서 선교사 모임이 자주 이뤄지고 서로 연합해 지역사회 나눔 활동도 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참 보람차다”고 밝혔다.
최 이사장이 선교사 지원을 위한 재단을 설립한 배경에는 한 선교사와의 인연이 있다. 당시 본사랑 이사장으로 구제 활동을 나서던 그에게 ‘아프간 전쟁 고아 돕기 모금을 도와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이 도착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 중인 한인 선교사가 보낸 것이었다. 아프간 전쟁 고아 모금을 위한 사진전을 열기로 한 뒤 한국에서 해당 선교사를 만난 최 이사장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선교사 일행이 식비도 숙소도 없이 사진만 들고 혈혈단신으로 한국에 와서다.
그는 “이들을 집으로 모시고 와 두 달 가까이 함께 지냈다”며 “이 과정에서 선교사의 현주소를 알게 됐다”고 했다. 한국에 오면 지낼 숙소가 없고 은퇴 후 반기는 이들도 없다. 아내와 자녀들은 타지에서 적응하느라 마음고생과 우울증에 시달린다.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갈 여유가 없다. 당시 최 이사장이 파악한 선교사의 실태다.
선교사의 아픔을 본 그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인근에 방 한 칸을 시작으로 점차 숙소 규모를 늘렸다. 기도 중 ‘선교사가 울고 있다. 이들을 돌보라. 하나님의 사람을 돌보는 게 너희의 사명이다’란 음성을 들은 것도 선교사 숙소를 마련하는 데 큰 영향을 줬다.
재단은 현재 ‘본월드 하우스’란 이름으로 서울 서대문구와 강서구 등에 방 40여개를 운영한다. 인기가 많아 최소 6개월 전에 신청해야 이용할 수 있다. 그는 “그만큼 선교사가 묵을 숙소가 국내에 얼마 없다는 것 아니겠느냐. 자신의 인생을 드린 이들이 머리 둘 곳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선교 매장을 내는 ‘비즈니스 선교’는 비자 문제로 고생 중인 선교사를 돕기 위해 마련한 묘안이다. 관광·학생 비자로 선교지에서 활동하는 건 한계가 있는 만큼 사업 목적 비자로 지속 가능한 선교 모델을 구축해보자는 의도다. 자비량 선교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선교 매장은 팬데믹 이전 18개국 40곳에 달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현재는 13개국 20여곳만 운영 중이다.
‘선교사를 위한 예배’를 표방하며 2017년부터 매주 수요일 재단 본부에서 여는 ‘수요 선교 동행 예배’엔 80여개국 선교사 120여명이 참석한다. 예배 후에는 죽과 떡, 과일 등으로 차려진 밥상에서 공동 식사를 한다. 그는 “예배 중인 이들의 뒷모습을 보면 백발이 성성한 분들이 참 많다. 안타까움에 ‘주님, 이 귀한 분들이 외롭지 않게 해 주십시오. 제가 잘 도울 방법도 알려주십시오’란 기도가 절로 나왔다”고 말했다.
대학 동문인 남편과의 결혼을 위해 교회에 나간 최 이사장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사업이 부도나고 재기를 위해 남편과 길거리에서 호떡 장사를 하면서부터 매사 하나님의 뜻을 구하게 됐다. 하루하루가 절박했던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성경을 읽고 말씀을 외우며 기도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외식 창업 컨설팅 회사를 거쳐 본죽으로 성공한 이후로도 그는 초심을 잊지 않기 위해 지금도 꾸준히 성경을 암송한다고 했다. 이날 최 이사장은 A4용지 노트 40쪽 분량의 ‘최복이 레마’를 보여줬다. 레마란 한 개인에게 전해져 각인된 주관적차원의 말씀이다. 그가 고난의 시기부터 지금껏 외운 성경 말씀이 적힌 노트였다.
지난 2018년 상표권 배임 혐의로 법원을 오갈 때도 말씀 암송과 기도를 힘입어 위기를 넘겼다고 했다. 그는 “배임 혐의로 재판정에 간 일이 세간에 보도됐을 때 너무 힘들어 일시적으로 청력을 잃었다. 이후 사실상 무죄로 나왔음에도 부정한 돈으로 선교사를 지원한다고 손가락질받을까 매우 두려웠다”며 “이 과정에서 ‘결국 하나님만 보며 살아갈 수밖에 없구나’란 걸 절절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간 ‘기도 경영’을 강조해온 최 이사장에게 요즘도 매일 2시간씩 기도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아침에만 2시간 기도한다. 기도 없이는 주어진 일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제 신앙생활의 키워드는 ‘무릎’과 ‘청종’이다. 기도하되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순종하자는 것”이라며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다. 무릎으로 기도하며 청종할 때 삶의 변화가 일어나고 바른 열매가 맺힌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난도 기쁨도 다 주님 안에 있다. 이를 믿을 때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하나님 뜻에 순종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하나님께 집중하며 무릎으로 청종하는 청지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본월드미션 주요사역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행 1:8)
‘지상명령’으로 널리 알려진 이 성경 본문이 본월드미션의 설립 이념이다. 전 세계에서 복음 전파와 구제 사업에 힘쓰는 선교사를 지원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재단의 주요 활동은 크게 ‘선교사 케어’와 ‘사역 지원’으로 나뉜다. 선교사 케어 사역엔 ‘게스트하우스 운영’과 ‘수요선교 동행예배’ ‘MK(Missionary Kid·선교사 자녀) 장학금 지원’ ‘건강 지원’ 등이 있다.
‘다니엘 장학금’이란 이름으로 지급하는 MK 장학금 수혜 인원은 현재까지 750명에 달한다. 또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과 경기도 안양샘병원 및 군포시 지샘병원, 서울 금천구 이랜드클리닉과 협력해 선교사 건강 검진을 돕는다. 의료비 발생 시 위로금과 상품권도 지급한다.
사역 지원 사업엔 ‘비즈니스 선교’와 ‘전문인 선교사 교육 지원’ ‘원더풀 스토리 어린이 성경 보급’이 있다. 전문인 선교사 과정은 ‘본 K-FOOD 강사 양성’과 ‘복음적 종이접기’ ‘상담’ 과목으로 구성됐다. 이중 본 K-FOOD 강사 양성 과정이 특히 인기다.
최복이 본월드미션 이사장은 “올해 3월부터 여성 선교사를 대상으로 시작한 과정인데 해외에서 한식의 인기가 높아져 수강생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내년 과정엔 남성 선교사도 수강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올 정도”라고 말했다. 관련 문의는 본월드미션 본부로 할 수 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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