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발 씻기며 거듭남 약속… 담 안의 특별한 세족식

김동규 2023. 11. 2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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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안에서 특별한 수료식이 열렸다.

교정시설 입소를 위해 교육과정을 수료한 자리에 한국 교정 역사상 최초로 수용자들의 가족들이 초청됐다.

이날 신입 수용자들의 가족들은 수료식 참관뿐만 아니라 자신의 남편이자 아빠, 형제인 수용자들이 생활하는 곳을 직접 둘러봤다.

김영식 소장은 "신입 교육 수료식에서 수용자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일은 교정 역사상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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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교도소, 신입 수용자 가족 초청
교육과정 수료식 열어… 시설 곳곳
둘러본 가족들 “마음 놓인다” 안심
소망교도소 신입 수용자가 지난 17일 경기도 여주 교도소에서 무릎을 꿇고 가족의 발을 닦고 있다. 소망교도소 제공


담 안에서 특별한 수료식이 열렸다. 교정시설 입소를 위해 교육과정을 수료한 자리에 한국 교정 역사상 최초로 수용자들의 가족들이 초청됐다. 혼자서는 변화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수용자들은 가족의 위로와 응원을 받으며 새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소망교도소(소장 김영식)는 지난 17일 경기도 여주교도소에서 신입 수용자 23명과 그들의 14가정이 함께 신입 교육과정 수료식을 진행했다고 21일 밝혔다. 2010년 한국교회가 함께 설립한 아시아 최초의 민영 교정시설인 소망교도소는 재단법인 아가페(이사장 김삼환 목사)가 운영하고 있다.

이날 신입 수용자들의 가족들은 수료식 참관뿐만 아니라 자신의 남편이자 아빠, 형제인 수용자들이 생활하는 곳을 직접 둘러봤다. 소망교도소 역사관을 비롯해 방문객을 맞이하는 카페, 수용자들이 일하는 교육장을 방문했다. 가족들은 수용자들이 먹는 밥을 같이 먹어보기도 했다. 김무엘 소망교도소 사회복귀과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초청해주셔서 감사하다’ ‘시설을 둘러보니 마음이 놓인다’는 가족들 반응이 있었다”고 말했다.

식사를 마친 신입 수용자들과 가족들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다. 몇몇 수용자는 가족을 생각하며 작성한 편지를 낭독하기도 했다. 이날만큼은 교정시설 안에서 웃음과 눈물이 끊이질 않았다. 초청된 가정들은 애틋하고 화목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수료식 마지막 순서는 세족식이었다. 가족 앞에 무릎을 꿇은 신입 수용자들은 가족의 발을 따뜻한 물로 씻기며 낮은 자세로 이들을 섬기겠다는 마음을 다짐했다. 소망교도소에서 변화되기 시작한 자신의 모습을 가족과 함께 나누며 영적 씨앗이 마음속에 자리매김한 순간이었다.

여전히 교정생활의 출발선에 서 있는 ‘신입’이었지만 가족의 응원을 통해 험난한 여정 속 힘을 얻어가는 듯했다. 신입 수용자 A씨는 “소망교도소에 온 지 불과 3개월 만에 보고 싶었던 가족을 만나고, 가족에게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며 “남은 수용생활 동안 이곳에서 온전히 거듭나고 회복되어 다시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수료식을 계기로 소망교도소는 지속해서 가족을 수료식에 초청할 방침이다. 김 과장은 “세상이 아무리 험해도 가족의 힘보다 더 강할 수 없다”며 “수용자들에게는 아직 교정생활이 남아 있지만 가족들의 발을 닦아주며 다짐했던 마음은 수용생활에서 거듭남을 위한 동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소장은 “신입 교육 수료식에서 수용자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일은 교정 역사상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수용자 스스로 이곳에서 먼저 회복돼야 가족 또한 함께 회복될 수 있다”며 “수료생들이 앞으로도 온전한 변화와 회복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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