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성적·선수육성 두 토끼 다 잡겠다”
“이제서야 뿌리를 찾은 것 같다.”
24년 만에 인천으로 금의환향한 이숭용(52) 신임 SSG 랜더스 감독은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SSG는 21일 홀리데이인 인천 송도에서 제9대 이숭용 감독 취임식을 열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김원형 감독과 결별한 SSG는 지난 17일 이숭용 전 KT 위즈 육성총괄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계약 조건은 2년간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등 총액 9억원이다.
이숭용 감독은 “야구선수 출신이라면 누구나 감독이 꿈이다.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준 SSG 구단에 감사드린다. 처음으로 프로팀에 입단해서 뛴 곳이 인천이다. 1994년 인천에 와서 선수 생활을 했고, 이 자리에 돌아와서 감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뜻깊다. 팬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가슴 벅찬 일”이라고 말했다.
이숭용 감독은 1994년 인천을 연고로 한 태평양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현대 유니콘스와 히어로즈를 거쳐 2011년 은퇴했다. 18년 동안 통산 200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1, 162홈런을 기록한 강타자였다. 1999년까지 인천을 연고로 한 팀에서 뛰었는데 24년 만에 인천으로 돌아온 셈이다.
그는 “저는 서울 출신이지만 인천이 ‘제2의 고향’ 같다. 되돌아보니까 나는 한 팀에 있었는데 뿌리가 없었다. SSG 감독이 되면서 ‘드디어 뿌리를 찾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인천 SSG 랜더스 감독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SSG는 올 시즌엔 정규 시즌 3위에 올랐다. 4위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선 3전 전패로 무릎을 꿇었다.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절감한 SSG 구단은 이 감독을 포함한 4명의 야구인과 면접을 거친 뒤, 이숭용 감독을 최종 선임했다. 이 감독은 “지인들에게 거의 알리지 않고 열흘 정도 기다렸다. 그 열흘이 10년 같다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은퇴 후 해설위원, KT 위즈 코치, 단장, 육성총괄을 거쳐 처음으로 감독직을 맡았다. SSG는 신임 이 감독에게 변화와 혁신을 주문하고 나섰다.
그는 “어제(20일) 정용진 구단주를 만났다. 야구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들었는데 생각 이상이었다”며 “구단주가 어려운 숙제를 주셨다. ‘성적’과 ‘(선수)육성’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아달라고 했다. 성적만 생각했다면, 다른 감독을 찾지 않았을까 싶다. 해설위원·코치·단장으로서의 경험을 살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SG는 41세 동갑내기 김강민·추신수 등 베테랑 선수가 많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우리 팀의 장점이자 단점은 고참 선수들이 많다는 거다. 고참 선수들은 최대한 존중하면서 권한과 책임을 주겠다. 동시에 어린 선수들을 면밀히 체크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숭용 감독은 박종훈·염경엽·양상문·장정석·손혁에 이어 KBO리그 역대 6번째로 단장과 감독을 모두 역임한 인물이 됐다. 현대 시절 함께 지냈던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KT에서 한솥밥을 먹은 이강철 감독과는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 이 감독은 “단장이 되고 난 뒤 구단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감독은 처음이지만, 단장을 통해 간접 경험을 했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여러 감독님의 장점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내년 시즌 구체적인 목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내실을 다지는 게 필요하다”며 “활기찬 야구, 열심히 뛰는 야구, 많이 이길 수 있는 야구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 이숭용 감독
「 ◦ 생년월일: 1971년 3월 10일
◦ 출신교: 용암초-중앙중-중앙고-경희대
◦ 선수 경력: 1994년 태평양 입단-2011년 은퇴
◦ 현역 성적: 통산 2001경기 타율 0.281, 162홈런 857타점, 한국시리즈 우승 4회
◦ 코치 경력: 2014년 KT 코치-2019년 KT 단장-2022년 KT 육성총괄
◦ 감독 경력: 2023년 SSG 제9대 감독 부임
」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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