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신민재-김대유 찾아라...KBO 2차 드래프트, 22일 비공개 개최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4년 만에 부활한 KBO리그 2차 드래프트가 오는 22일 개최된다. FA(자유계약) 시장만큼은 아니지만 전력 보강의 기회를 살리려는 10개 구단의 치열한 머리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O는 21일 "2024 2차 드래프트는 각 구단의 보안상 서울의 한 호텔에서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라며 "드래프트 결과는 행사 종료 후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2024 KBO 2차 드래프트는 정규시즌 종료일 기준 각 구단이 정한 보호선수 35명을 제외한 소속 선수, 육성 선수, 군보류 선수, 육성 군보류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입단 1~3년차 선수, 당해연도 FA(해외 복귀 선수 포함), 외국인 선수는 자동으로 지명에서 제외된다.
10개 구단은 올 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3라운드까지 선수를 지명한다. 키움 히어로즈 → 한화 이글스 → 삼성 라이온즈 → 롯데 자이언츠 → KIA 타이거즈 → 두산 베어스 → NC 다이노스 → SSG 랜더스 → KT 위즈 → LG 트윈스 순서다.
키움, 한화, 삼성 등 하위 3개 구단은 최대 2명까지 더 지명이 가능하다. 영입을 희망하는 선수가 있다면 5명까지 데려올 수 있다.
다만 특정 구단이 2차 드래프트에서 무분별하게 유망주를 뺏기는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한 구단에서 지명할 수 있는 선수는 최대 4명까지로 제한된다.
유망주 팜이 가장 탄탄하다고 평가받는 두산은 2차 드래프트에서만 23명의 선수들이 타 구단으로 이적했다. 반면 한화의 경우 7명만 팀을 옮기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선수를 지명한 구단이 해당 선수의 전 소속 구단에 줘야 하는 양도금은 1라운드 4억 원, 2라운드 3억 원, 3라운드 2억 원이다. 하위 3개 구단이 지명할 수 있는 4라운드 이하 선수의 양도금은 1억 원으로 책정됐다. 양도금은 마지막 2차 드래프트가 열렸던 지난 2019년과 비교해 1억원 씩 올랐다.
각 구단은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선수를 향후 1년 동안은 다른 구단에 양도하는 게 불가능하다. 외부 FA 영입 시 보상 선수에서도 제외한다.
KBO는 이와 함께 2차 드래프트 지명 선수의 의무 등록 규정을 신설했다. 각 구단은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 데려온 선수를 2024 시즌 특정 기간 1군 엔트리에서 의무 등록해야 한다. 팀을 옮긴 선수에게 최대한 많은 출전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의무 등록일수는 라운드별로 다르다. 1라운드 지명 선수는 50일, 2라운드 지명 선수 30일 이상 1군 엔트리에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한다. 3라운드 이하 선수는 의무 등록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명 후 2년 이내에 의무 등록 규정을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는 해당 선수가 원 소속구단으로 복귀할 수 있다. 원 소속구단이 복귀를 원하지 않는다면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돼 다른 8개 구단과 자유롭게 입단 협상이 가능하다.
이 선수가 원 소속구단으로 복귀한다면 원 소속구단으로부터 이미 받은 양도금의 50%를 2차 드래프트 지명 구단에 돌려준다.
KBO 2차 드래프트는 각 팀에서 1군 콜업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의 이동과 리그 상향 평준화를 목표로 지난 2011년 첫 시행됐다. 2019년까지 격년제로 열리면서 적지 않은 선수들이 팀을 옮겼다.
투수 이재학은 KBO 2차 드래프트가 탄생 시킨 스타 중 한 명이다. 2012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서 NC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2013년 신인왕에 오르며 선수 인생의 전성기를 맞았다.
최근에는 LG 트윈스가 2차 드래프트를 통한 전력 강화 효과를 누렸다. 2020년 KT 소속이던 좌완 김대유를 영입, 2021~2022 시즌 불펜 필승조로 요긴하게 활용했다. 김대유는 LG에서 2년간 123경기 90⅓이닝 6승 2패 37홀드의 기록을 남겼다.
올해 LG의 주전 2루수를 꿰찬 신민재도 2차 드래프트가 낳은 스타다. 2018년 두산에서 LG로 둥지를 옮긴 뒤 5년 만에 빛을 봤다. 2023 시즌 122경기 타율 0.277(282타수 78안타) 28타점 37도루로 맹활약하며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고 LG의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KBO는 2021년 2차 드래프트 폐지를 결정하고 퓨처스 FA 제도를 신설했다. 유망주, 즉시전력감 선수들의 유출을 놓고 10개 구단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퓨처스 FA 제도 하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아 프로야구 선수협회는 지속적으로 2차 드래프트 부활을 요청해 왔다.
실제 퓨처스 FA 제도를 통해 타 구단으로 이적한 건 국해성과 이형종, 한선혁 셋 뿐이었다. 국해성의 경우 두산에서 2021 시즌 종료 후 권리를 행사하고도 불러주는 팀이 없어 2022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올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복귀했지만 시즌 종료 후 방출됐다. 이형종만 LG에서 키움으로 이적하면서 4년 총액 20억 원의 대박 계약을 맺었다.
KBO도 지난 7월 2023년 제3차 이사회를 열고 리그 상향 평준화 및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2차 드래프트를 부활하기로 했다.
지명 대상은 선수 이동 활성화를 위해 보호선수를 40명에서 35명으로 축소했다. 상위 라운드 패스 선언 후에도 다음 라운드 지명이 가능하다.
보호선수 축소의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망주들보다는 즉시 전력감 베테랑들의 이동이 활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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