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도 라면 먹는다"…경기 불황에 세계인 식탁 점령해 가는 라면

전세계 1년 소비량 1122억인분 달해
가디언 “생활고에 인스턴트 라면소비 늘어”

인스턴트 라면이 전 세계 50개국 식탁을 점령했다. 지난해 지구촌이 소비한 라면은 1122억인분에 달한다. 높은 판매고의 배경에는 전 세계 불황이 있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생활고가 인스턴트라면 소비량을 증가시키고 있다”며 코로나 팬데믹과 경기 불황이 라면 소비량 증가의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멕시코에서는 2021년 17.2%에 이어 지난해에도 20% 소비량이 급상승했다.

라면 가격 인하에도 물가 하락 크지 않을 듯 [사진출처=연합뉴스]

인스턴트라면 소비량이 높은 상위 5개국 중 대부분은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일본처럼 국수를 먹는 오랜 전통을 가진 국가들이다. 가디언은 3위를 기록한 인도는 국수 문화가 아니었지만, 최근 인스턴트라면 소비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또 멕시코와 미국 등에서도 라면 소비가 급격히 늘어났다. 멕시코의 경우 코로나19 기간 라면 수요가 17.2%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1%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라면을 개발한 일본 닛신식품은 미국 내 공장확대를 위해 2억 2800만달러(약 2944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전에 라면을 먹지 않던 중산층 소비자들이 라면을 일상생활에 받아들이자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다.

닛신의 경쟁사인 토요수이산은라면 생산량 확대를 위해 2025년까지 미국과 멕시코에 추가공장도 건설할 방침이다. 토요수이산은 “인스턴트 면을 정기적으로 먹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향후 라면 종류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인스턴트 라면의 인기에 일본에서는 연간 1000종의 신규라면이 출시되고 있다. 최근 2년간 가격이 정체된 식품업종에서 이례적으로 인스턴트라면 가격만 20%가량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한국 라면 수출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20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라면 수출액은 7억8525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4.7% 늘었다. 이는 올해 들어 10개월 만에 기존 연간 최대치인 지난해의 7억6541만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