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산 바나나·망고' 자리잡나…"세기말 3도 오를 것"

허미담 2023. 11. 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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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년까지 2.9도 상승할 가능성 66%
"지구온난화, 통제 가능 임계점 넘었다"

유엔이 현재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 추세대로면 세기말까지 지구 온도가 섭씨 2.5∼2.9도 올라 지구 온난화가 한계점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온난화, 통제할 수 있는 임계점 넘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20일(현지시간) 펴낸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 격차 보고서'(Emissions Gap report)에서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면서 온난화가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체결해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각국이 자체 자원과 역량에 따라 진행하는 무조건적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모두 이행해도 2100년까지 기온 상승 폭이 2.9도에 달할 가능성이 66%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기온이 이런 속도로 오르면 지구상의 광활한 지역이 근본적으로 인간이 거주할 수 없는 곳이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각국이 무조건적 NDC보다 더 나아가 국제적 수단 등 외부적 지원에 의존하는 조건적 NDC까지 이행한다고 해도 같은 기간 기온 상승 폭이 여전히 재앙 수준인 2.5도에 이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또 늘었다…574억톤 집계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고 있다. [이미지제공=NASA]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어 문제다. 지난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보다 1.2% 늘어난 574억t(톤)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작년 배출량이 오히려 늘어나면서 이번 보고서의 2100년 기준 기온 상승 예상치는 작년 보고서의 2.4∼2.6도 상승보다 더 높아졌다. 각국이 현 NDC를 이행할 경우 2030년까지 세계 배출량은 550억t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온 상승 폭을 파리협약 상 1차 목표인 1.5도로 묶으려면 배출량을 330억t으로 42% 감축해야 할 것으로 추산돼 220억t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고려하면 2030년까지 기온 상승 폭을 1.5도로 억제할 가능성은 14%에 불과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기온 상승 폭을 그다음 목표인 2도로 막으려면 배출량을 410억t으로 28% 줄여야 하며, 이 경우에도 배출량 격차는 160억t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세계 일간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한 날이 86일에 이르렀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더이상 기후 문제 못 미룬다"

가뭄. [이미지출처=픽사베이]

다만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에 따르면 10월 전체 기간과 11월 1∼2주의 기온 상승 폭도 1.5도를 넘어섰으므로 실제 1.5도 이상 상승한 날은 연초 이후 지금까지 기간의 약 40%인 127일에 이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오는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하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28)에서 각국이 극적인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도자들이 더 이상 문제를 뒤로 미룰 수 없다. 우리는 길에서 벗어났다"고 했다. 이어 세계가 화석연료 감축을 위한 결정적인 조치를 취해 "추세를 뒤집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의 주 저자인 덴마크의 기후 싱크탱크 콘시토의 안네 올로프는 지난 2년간 오직 9개국만 새로운 감축 목표치를 제시했지만, 미국과 유럽 몇몇 국가들은 전망치보다 조금 개선된 정책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경우 3750억 달러(약 483조원)를 청정에너지에 투자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2030년까지 연간 배출량을 10억t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산 망고부터 바나나까지…뒤바뀐 한반도 과일지도

기후 변화는 한반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한국의 6~8월 평균기온은 평년(1991년~2000년) 23.7도였는데, 최근 10년 동안(2013년~2022년)에는 24.3도로 0.6도 올랐다.

높아진 평균 기온에 따라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 또한 늘고 있다. 단, 대부분 시설재배 형태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아열대 과일 재배 농가는 2021년 556가구로, 2017년 372가구 대비 50% 가까이 증가했다. 재배면적은 같은 해 기준 186.8㏊로 2017년(109.4㏊) 대비 70.7% 커졌다.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아열대 과일(2021년 기준)은 ▲망고(76.8㏊) ▲백향과(34.6ha) ▲바나나 (21.2ha) 순이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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