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아버지' 올트먼에 무슨 일이? 혼돈의 AI 산업
[윤현 기자]
▲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의 마이크로소프트(MS) 합류를 보도하는 미국 CNN방송 |
ⓒ CNN |
전 세계에 챗GPT 열풍을 일으킨 미국의 오픈AI가 공중분해 될 위기에 몰리면서 인공지능(AI) 산업이 격랑에 휩싸였다.
오픈AI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로 대화형 AI 서비스 챗GPT를 개발한 샘 올트먼은 지난 17일(현지시각) 이사회로부터 전격 해임됐다.
이사회는 "올트먼이 회사를 계속 이끌 수 있는지 그 능력을 확신하기 어렵다"라며 "올트먼이 지속적으로 솔직하게 소통하지 않아 이사회가 책임을 다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해임 배경을 밝혔다.
자기가 만든 회사서 쫓겨난 올트먼
그러나 이사회는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기를 거부했다. 일각에서는 AI의 위험성을 둘러싼 견해차, 오픈AI의 비영리 유지 여부, 올트먼의 독단적인 인수합병 추진 등 여러 추측이 난무했다.
올트먼도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오픈AI에서 보낸 시간은 정말 좋았다"라며 "뛰어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좋았고, 나의 다음 단계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하겠다"라고만 썼다.
AI산업을 주도하던 오픈AI와 올트먼의 결별에 대해 미국 CNN 방송은 "전 세계 AI산업을 충격에 빠뜨렸다"라고 평가했다.
영국 BBC 방송은 "AI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기술"이라며 "전문가들은 AI가 세상을 구할 수도, 파괴할 수도 있다고 심각하게 말한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올트먼은 그러한 미래를 손에 쥐고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의 하나"라고 전했다.
그런데 올트먼은 해임된 지 불과 사흘만인 20일 마이크로소프트(MS)에 합류하기로 했다. MS는 2019년부터 오픈AI에 총 130억 달러(17조 원)를 투자하면서 지분 49%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MS는 올트먼이 해임되자 오픈AI를 떠난 공동 창업자 그레그 브록먼까지 합류해 새로운 AI 연구팀을 이끌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픈AI 직원들 "회사 떠나겠다" 반발
그러자 오픈AI 직원들은 이사회 전원 사임을 촉구하며 올트먼의 복귀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표했다. 이 서한에는 전체 직원 770명 정도 가운데 무려 70%에 달하는 505명의 직원이 서명했다.
직원들은 "이사회 행동은 오픈AI를 감독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줬다"라며 "우리의 사명과 능력, 판단력, 직원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한 사람들과는 함께 일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MS가 자신들의 자리를 보장했다며 이사회가 사임하지 않을 경우 오픈AI를 떠나겠다고 압박했다.
올트먼 해임을 결정한 이사회 멤버인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 과학자도 동참했다. 그는 "이사회 결정에 동참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라며 "회사가 다시 뭉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올트먼도 소셜미디어에 "우리는 단합하고 헌신하고 집중해야 한다"라며 "우리는 언제, 어떤 식으로든 함께 일하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하나의 팀, 하나의 미션, 정말 기대된다"라고 적었다.
▲ 오픈AI 창업자 샘 올트먼의 마이크로소프트(MS) 합류를 보도하는 미국 <워싱턴포스트> |
ⓒ 워싱턴포스트 |
불과 며칠 만에 AI산업을 혼돈에 빠뜨린 이번 사태의 최대 승자는 올트먼을 비롯해 오픈AI 핵심 인력을 품은 MS라는 평가가 나온다.
프레드 헤브마이어 맥쿼리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MS는 오픈AI 인력을 받아들이면서 오픈AI의 핵심인 기술 인재와 가장 발전된 지적 재산 일부를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벤처캐피털 스트럭 캐피털의 경영 파트너 애덤 스트럭도 MS가 기업 대신 인력을 영입해 사실상 오픈AI를 흡수하면서 독점금지 규제를 피했다고 평가했다.
스트럭은 "올트먼이 이사회에 의해 해임됐기 때문에 독점금지 규제가 절대 발생할 수 없다"라며 "MS가 오픈AI의 모든 가치를 사실상 비용 없이 획득하면서 AI산업의 운전대를 쥐게 됐다"라고 말했다.
반면에 창업자를 비롯한 핵심 인력을 대거 잃고 존립이 위태로워진 오픈AI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새라 크렙스 미국 코넬대 기술정책연구소장은 "오픈AI는 기술 대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조직으로 절대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AI기술 발전 속도를 놓고 올트먼과 대립하던 오픈AI 이사회로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오픈AI 이사회는 올트먼이 잠재적으로 유해성을 가진 AI 시스템 구축을 위해 너무 빨리 움직인다고 걱정했고, 결국 그를 멈춰 세우는 데 성공했다"라며 "회사를 희생시키더라도 그들에게는 대의적 승리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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