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이번엔 인니병원 공격 "테러리스트들이 먼저 총격"

박소영 2023. 11. 21. 11: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이 20일(현지시간) 가자 지구 북부의 인도네시아 병원 일대를 공습한 뒤 포위했다. 또한 이슬람사원에서 하마스의 무기 제조공장을 발견했다고 발표하면서 "종교를 테러에 이용한다"고 하마스를 비난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질 석방 협상이 가까이 왔다고 믿는다며 일시적 교전 중지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스라엘군이 20일 가자지구 국경 근처인 이스라엘 남부에서 전차를 배치하고 서 있다. AFP=연합뉴스

AP통신·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아에 있는 인도네시아 병원 일대를 이스라엘군이 공습했고, 이후 병원 주변에 전차와 장갑차 수십 대가 배치됐다. 현지 의료진은 이스라엘군이 병원 인근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으며 총격 소리가 들린다고 전했다.

하마스 측은 이 과정에서 부상 환자 등 12명이 사망하고, 환자 200명이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도움을 받아 남부 칸 유니스에 있는 병원으로 대피했다고 밝혔다. 하마스 측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병원에는 환자 600명, 의료진 200명과 피란민 2000명이 있었다. 이 병원은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 이슬람 단체들의 재정 지원으로 세워진 곳으로, 현재 인도네시아 자원봉사 단체 의료긴급구조위원회(MER-C)가 운영하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병원 내부에 있는 테러리스트들이 병원 밖에서 작전 중인 우리 군을 향해 밤새 총격을 가했다"면서 "이에 대응해 특정 사격원을 직접 겨냥했고, 병원을 향해 포탄을 발사하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달 초 이스라엘군은 인도네시아 병원 지하에 하마스의 터널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집트 의료진이 20일 카이로 병원으로 이송된 알시파 병원 미숙아를 치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알시파 병원에 이은 병원 공격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스라엘군을 비난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인도네시아 병원에 대한 공격으로 WHO는 경악했다"며 "의료 종사자와 민간인이 특히 병원 내부에서 그러한 공포에 노출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편 의료 기능이 마비된 알시파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미숙아 28명은 이날 이집트 병원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앞서 알시파 병원 의료진은 이스라엘군의 급습과 연료 부족으로 인큐베이터가 작동하지 않자 침대 위에 알루미늄 포일과 담요 등으로 미숙아들을 보호하다 유엔 등의 도움을 받아 이집트로 옮겼다.

하마스가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는 주장을 입증하려 노력 중인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슬람사원 안에 숨겨진 하마스 무기 제조공장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가자시티 자이툰 인근에 있는 모스크가 (하마스의) 무기 제조 시설로 이용됐음을 확인했다"면서 "터널을 찾아내 계단으로 내려가자 지하실이 나왔는데, 그곳은 로켓을 만드는 작업실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은 이슬람교와 이슬람교의 상징을 테러 창조에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이 20일 가자시티 자이툰 인근에 있는 모스크 내부에서 발견한 하마스가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터널을 공개했다. 사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캡처


바이든 "인질협상 타결 임박했다고 믿어"

한편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협의 중인 인질 석방을 위한 교전 중지 협상 타결이 조만간 성사될 것이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행사에서 인질들을 석방하기 위한 합의가 임박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그렇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우리가 (인질 석방 합의에) 점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고 믿는다"며 "이전 어느 때보다 (합의에) 가까이 다가갔다"고 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미국이 하마스와 5일간 교전을 중지하는 대신 인질 240여명 중 50명가량을 석방하는 합의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하마스 측의 인질 석방 협상은 가자지구 최고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가 주도하고 있다. 신와르가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카타르의 인사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전해졌다. 신와르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 남부 기습 공격을 주도해 이스라엘군이 '제거 1순위'로 여기는 인물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그를 '걸어 다니는 죽은 자'(dead man walking)라고 불렀다.

한편 전후 가자지구 통치 방식에 대해 활발히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해 이스라엘과 평화롭게 공존하게 하는 구상인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이날 EU 27개국 외무장관과 화상회의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이 이스라엘 안보를 위한 최선의 보장"이라고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