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운전' 30대가 보스…미성년 낀 MZ조폭 일망타진 영상 떴다
도심 번화가에서 어깨를 부딪쳤다는 이유로 시민을 폭행하고,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폭력조직 활동을 한 울산지역 신흥 조직폭력배 일당이 붙잡혔다.
울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지역 신흥 폭력조직 A파 조직원 44명을 폭처법 제4조(단체 등의 구성·활동) 혐의로 검거해 20대에서 30대인 주요 조직원 16명을 구속하고, 28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파는 기존 조직에서 나와 지난해 결성식을 열고, 두목을 추대했다. 이들은 20대 신규 조직원과 미성년자 조직원을 대거 영입해 최근까지 세력을 확장했다.
A파 조직원은 울산 시내 한가운데 불법 도박장(홀덤펍)을 운영하면서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1억8000여만원을 벌어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 도박장에서 27개파 전국 조직 폭력배들과 연대, 해외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해당 도박사이트 운영 규모와 불법 수익 규모 등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
경찰 측은 "조직 기강을 잡겠다며 시민들이 통행하는 장소에서 문신을 드러낸 채 후배 조직원들을 도열시켜 수차례 폭행하고, 어깨를 부딪쳤다는 이유로 시민 4명을 발로 차고 소주병 등으로 폭행한 혐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2021년 12월 마약에 취해 운전한 30대 B씨를 실탄을 쏴가며 40분간 추격전 끝에 붙잡았다. 그는 A파 보스로 밝혀졌다. 경찰은 지난해 4월쯤 해당 조직 내에서 조직원들 간 폭력 사태가 일어났다는 첩보를 추가로 입수, A파 실체를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A파 조직원들이 선배 조직원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위세를 과시하는 장면을 채증하는 등 집중적으로 수사한 끝에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A파 조직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행동강령을 올려두는 등 요즘 MZ세대 조직폭력배 특성을 그대로 보였다"며 "수사가 진행되자 SNS를 재빨리 탈퇴하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찰은 A파 조직원과 함께 어울리며 폭력조직 활동을 한 지역 또 다른 폭력조직 조직원 1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해외 불법 도박사이트를 함께 운영한 전국 27개 조직 폭력배 36명을 도박장 개설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A파처럼 MZ세대 중심의 조폭은 최근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지난 9월 2002년생 조직원들이 '전국구 조폭이 되자'는 목적으로 모여 만든 'MZ조폭' 집단이 대표적이다. 충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특수상해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20대 조직원 8명을 구속하고 56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 중 34명은 지난해 경기 안양에서 '전국구 깡패가 되려면 인맥이 넓어야 한다'며 신흥 폭력조직인 '전국회'를 만들고 회합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SNS를 통해 전국에 있는 또래 조직원과 연락 체계를 구축해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과 대포통장을 유통하는 등 세를 과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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