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행' 안치홍, 광주-부산 찍고 대전으로

양형석 2023. 11. 2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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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0일 4+2년 총액 72억 원에 FA 계약, 3번째 팀으로 이적

[양형석 기자]

2개의 우승반지와 3개의 황금장갑을 보유한 안치홍이 한화로 이적했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20일 공식 SNS를 통해 FA내야수 안치홍과 계약기간 4+2년, 총액 72억 원의 조건에 FA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내년부터 4년간 보장 47억 원과 옵션 8억 원 등 총액 55억 원의 계약을 이행하고 향후 2년 동안에는 상호 옵션으로 2년 총액 17억 원(보장 13억,옵션4억)이 추가로 실행되는 계약이다. 이로써 안치홍은 최소 2027년, 최대 2029년까지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됐다.

안치홍은 통산 1620경기에 출전해 타율 .297 1687안타 140홈런843타점833득점133도루OPS(출루율+장타율) .800을 기록한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내야수 중 한 명이다. 안치홍은 계약 후 "저를 높게 평가해 주시고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신 한화이글스에 감사드린다"며 "마지막까지 많은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신 롯데 자이언츠 구단과 팬들께 감사드린다. 이제 한화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KIA에서 전성기 보내고 롯데로 이적

작년 고교야구에 김택연(두산 베어스)과 전미르(롯데 자이언츠), 육선엽(삼성 라이온즈), 김휘건(NC 다이노스) 등 뛰어난 우완 강속구 투수가 많았던 것처럼 2008년 고교야구에는 뛰어난 유격수 자원이 많았다. 특히 경기고의 오지환(LG 트윈스)과 광주일고의 허경민(두산), 충암고의 이학주(롯데), 경북고의 김상수(kt 위즈), 서울고의 안치홍은 '고교야구 5대 유격수'로 불리며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을 받거나 메이저리그 구단에 입단했다.

연고구단 LG와 두산이 각각 오지환과 성영훈을 선택하면서 2차 지명으로 내려온 안치홍은 2차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IA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았다.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KIA의 주전 2루수로 활약한 안치홍은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235 14홈런38타점을 기록했다. 겉으로 보이는 성적은 그리 대단하지 않았지만 올스타전에서 최연소 MVP에 선정됐고 한국시리즈에서는 만19세 3개월 22일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홈런을 터트렸다.

이후 안치홍은 꾸준한 활약으로 KIA의 붙박이 주전 2루수로 자리 잡았다. 특히 178cm의 썩 크지 않은 키로 공수주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면서 한 살 많은 유격수 김선빈(KIA)과 함께 '꼬꼬마 키스톤'으로 불리며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안치홍은 2014년 타율 .339 18홈런88타점65득점19도루의 성적으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멀티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멤버에 포함되지 못했다. 

2014 시즌이 끝나고 경찰야구단에 입대하면서 병역의무를 마친 안치홍은 전역 후 첫 시즌이었던 2017년 2014년을 능가하는 활약을 선보였다. 132경기에 출전한 안치홍은 타율 .316 21홈런93타점95득점을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프로 데뷔 후 두 번째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에 선정됐다. 타율 .342 23홈런118타점으로 성적이 더욱 상승한 2018년에도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커리어 3번째)으로 리그 최고의 2루수임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안치홍은 FA를 앞둔 2019년 손가락 등 잔부상에 시달리며 .315의 고타율을 기록하고도 5홈런49타점으로 아쉬운 시즌을 보냈고 골든글러브 역시 박민우(NC)에게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안치홍은 시즌이 끝나고 FA시장에서 대어로 꼽히며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2020년 1월 계약기간 2+2년 최대 56억 원의 조건에 11년 간 몸 담았던 KIA를 떠나 롯데에서 새로운 시작을 선택했다.

독수리된 안치홍, 기존 선수들과 공존은?

롯데의 2루수 자리는 조성환(두산 수비코치)의 전성기가 끝난 후 정훈, 앤디 번즈, 카를로스 아수아헤 등이 번갈아 맡았던 포지션이다. 주전들이 자주 바뀌었다는 것은 그만큼 안정감이 떨어졌다는 뜻으로 롯데는 안치홍 영입을 통해 약점으로 지적되던 2루 고민을 해결하려 했다. 결과적으로 안치홍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4년 동안 2루수로 422경기에 출전했으니 안치홍으로 인해 롯데가 2루 고민을 해결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안치홍은 롯데에서 활약한 4년 동안 496경기에 출전해 타율 .292 511안타 40홈런257타점235득점을 기록하는 준수한 활약을 선보였다. 하지만 롯데는 안치홍과 함께 한 4년 동안 한 번도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으니 안치홍 영입이 마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었다. 안치홍 역시 롯데 이적 후 KIA 시절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게 사실이고 결국 올 시즌이 끝나고 한화를 커리어 세 번째 팀으로 선택했다.

한화에는 이미 정은원이라는 붙박이 주전 2루수가 있다. 비록 올해는 타율 .222 86안타2홈런30타점50득점으로 부진했지만 정은원은 불과 2년 전 타율 .283 140안타6홈런39타점85득점19도루로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한화의 차세대 간판 내야수다. 여기에 올 시즌 루키로서 내외야를 오가며 137경기에서 타율 .266 114안타 5홈런49타점47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해준 문현빈 역시 천안북일고 시절부터 주 포지션이 2루였다.

정은원과 문현빈을 동시에 활용하기 위해 안치홍을 1루로 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이 경우엔 채은성이 눈에 밟힌다. 채은성은 올 시즌 1루수로 76경기에 출전했지만 LG 시절 주 포지션이었던 우익수로는 23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물론 1루수 안치홍, 2루수 정은원, 중견수(또는 유격수) 문현빈, 우익수(또는 지명타자) 채은성으로 포지션이 정리된다면 한화는 공수에서 가장 이상적인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다.

한화는 올 시즌 홈런-타점왕 노시환과 베테랑 강타자 채은성을 거느리고도 정은원과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의 부진으로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축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 1루수와 2루수 수비가 모두 가능한 베테랑 내야수 안치홍이 가세하면서 더욱 다양하고 강한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이제 한층 두꺼워진 한화의 야수진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최원호 감독의 능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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