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정 경쟁…생보협회장 인선 '오리무중'

이민우 2023. 11. 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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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협회장 수장 선정이 또 한 번 미뤄졌다.

민·관·정 각계에서 경쟁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다만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으로 정해지면서 성 전 대표가 선정될 가능성이 줄었다는 시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정치권의 낙하산 보다는 보험 제도 관련 실무 경력이 있는 관 출신이나 아예 현업을 잘 아는 민간 출신이 오면 좋겠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며 "이같은 목소리가 그래도 반영돼서 선정 작업이 길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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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주 금유채권자조정위원장 급부상
업계에선 성대규 신한라이프 전 사장 지지
협회 수장 신한 출신 두명은 부담

생명보험협회장 수장 선정이 또 한 번 미뤄졌다. 두 차례에 걸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당국과 정치권, 업계에서 각각 거론되는 후보들을 두고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생보협회 회추위는 전날 2차 회의를 열고 최종 후보를 선정하려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별다른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각 위원들의 의견만 제시하는 수준에서 끝났다고 들었다"라고 밝혔다. 회추위는 후보들을 추가로 검증한 뒤 오는 24일 다시 회의를 열고 최종 후보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민·관 출신 인물들이 다양하게 거론됐지만 새로운 인사가 부상하면서 조율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업계에서는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를 강력히 원하는 분위기였다. 민간과 관료 경험을 고루 갖춰 적임자라는 평가다. 성 전 대표는 행시 33회로 재정경제원 보험제도담당관실,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을 거쳤다. 2016년부터는 보험개발원장도 지냈다. 2019년에는 업계로 넘어와 신한생명 대표를 맡으면서 오렌지라이프와의 합병을 주도하고 신한라이프 초대 대표를 역임했다. 당국자로 제도를 이해하고 민간에서 업계의 분위기도 두루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과의 원활한 소통을 할 적임자로 여겨졌다.

하지만 김철주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 위원장이 유력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셈법이 복잡해졌다. 김 위원장은 행시 29회 출신으로 재무부 시절 경제협력국과 국제금융국을 거쳤다.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세계은행(WB)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지내기도 했다.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도 맡았고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역임했다.

여기에 정치인 출신 정희수 현 협회장도 연임 의사를 밝혔고, 마찬가지로 정치인 출신인 윤진식 전 국회의원도 후보로 올라있다. 윤 전 의원은 행시 12회 출신으로 산업자원부 장관, 이명박 정부 경제수석 등을 역임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경제 고문도 맡았다.

민·관·정 각계에서 경쟁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성 전 대표 함께 민간 출신으로 하마평에 올랐던 김성한 DGB생명 사장이 출마를 고사한 것도 표 분산을 우려한 것이라는 후문이다. 다만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으로 정해지면서 성 전 대표가 선정될 가능성이 줄었다는 시선도 있다. 금융 협회장 자리에 신한 출신이 두 명인 것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정치권의 낙하산 보다는 보험 제도 관련 실무 경력이 있는 관 출신이나 아예 현업을 잘 아는 민간 출신이 오면 좋겠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며 "이같은 목소리가 그래도 반영돼서 선정 작업이 길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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