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APBC...또 번트 실패에 발목 잡힌 한국 야구
안희수 2023. 11. 21. 06:40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지난 13일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을 이끈 뒤 "기본기와 차분한 팀 분위기를 가장 강조했다"라고 했다. 선수들이 무리하지 않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이끌었고, 4차전 승리로 먼저 3승(1패) 거둔 뒤에도 분위기가 들뜨지 않도록 경계했다.
사령탑이 아무리 강조해도 흔들리는 게 기본기다. 중요한 순간만 되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가 나온다. 당장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출전한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들이 그랬다.한국은 지난 1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대회 결승전에서 3-4로 역전패했다. 연장 10회 초 승부치기에서 1득점했지만, 이어진 10회 말 수비에서 투수 정해영이 희생플라이와 적시타로 2점을 내주고 말았다.
10회 초 한국 공격은 아쉬움이 남는다. 주자 2명(1·2루)에 두고 나선 타자 김도영이 희생번트 작전을 수행하지 못했다. 일본 투수 코지로 요시무라의 초구에 파울, 2구째 높은 공은 그대로 지켜보며 불리한 볼카운트(0볼-2스트라이크)에 놓였다. 강공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고, 3구째에 병살타로 물러났다. 한국은 2사 3루에서 윤동희가 중전 적시타를 치며 3-2로 달아났지만, 결국 10회 말 역전패를 당했다.
희생번트 작전을 수행하던 김도영의 자세는 다소 애매했다. 일반적인 타격 자세로 있다가, 코지로가 투구 동작에 들어갔을 때 번트 자세를 취했다. 초구를 공략할 땐 배트를 대는 타이밍이 늦었다. 2구째도 마찬가지. 타격 지향점이 명확해 보이지 않았다.
한국은 지난 3월 치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과의 1라운드 2차전에서도 번트 실패에 발목이 잡혔다. 3-4로 지고 있던 5회 초, 선두 타자 최정이 안타를 치고 출루한 상황에서 토미 에드먼이 희생번트를 시도했지만, 1·2구 모두 배트를 뺐고, 결국 강공으로 전환한 뒤 삼진으로 물러났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4-13으로 졌고,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에드먼의 희생번트 실패를 돌아보며 "(에드먼이 희생번트에 성공하고) 적시타가 나와서 4-4 동점을 만들었다면, 경기 분위기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LG의 우승 주역 중 한 명인 문보경은 지난 8일 KS 2차전 8회 말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를 성공한 타석을 돌아보며 "홈런을 친 것보다 번트를 성공한 게 더 기뻤다"라고 했다. 당시 LG는 문보경이 주자(오지환)을 2루로 보낸 뒤 박동원의 역전 투런홈런으로 이겼다.
문보경은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PO) 3차전 8회 초 무사 1·2루에서 작전 수행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주전급 선수도 박빙 상황에서의 작전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더 집중력이 요구되는 게 희생번트다.
벤치도 상황뿐 아니라 선수의 성향과 능력에 맞춰서 명확한 지시를 내릴 필요가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5일 치른 NC 다이노스와의 PO 5차전 6회 말 무사 1루에서 팀 주축 타자 황재균에게 번트 사인을 냈다가 상대 배터리가 1루 견제를 하자, 바로 강공으로 바꿨다. 이 승부 결과는 우전 안타. 당시 이 감독은 "그냥 (황재균이) 잘하는 것을 시키는 게 나을 것 같았다"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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