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아파도, 쓴소리 해야죠" 하나원큐 바꿔가는 '베테랑' 김정은의 존재감
김명석 2023. 11. 21. 06:31
“마음이 아팠지만, 쓴소리를 했죠.”
여자농구 부천 하나원큐의 베테랑 김정은(37)이 최근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했다고 털어놨다. 팀이 개막 4연패의 늪에 빠지자, 맏언니이자 농구계 선배로서 후배들을 혼냈다는 것이다. 부진한 성적 때문이 아니었다. 김정은은 “‘실력이 부족해서 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대신 기나 투지에서 밀려버리면, 애초에 게임을 할 필요가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정신력에 아쉬움을 전했다.
그동안 하나원큐의 약점 중 하나는 팀의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의 부재였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하나원큐가 공을 들여 자신을 영입한 걸 잘 알기 때문이다. 하나원큐는 최근 두 시즌 연속 최하위 팀이다. 신지현, 양인영 등이 팀을 이끌었지만 이들조차 1995년생이라 다른 팀들의 베테랑과 비교하면 나이가 어렸다. 경기 중 팀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하거나, 때로는 상대와 기싸움을 할 때마다 베테랑의 빈자리가 컸다. 하나원큐가 김정은을 영입한 이유, 김정은이 ‘챔피언’ 아산 우리은행을 떠나 친정팀으로 복귀한 배경이었다.
2006년 데뷔해 신인상부터 득점상,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등 ‘리빙 레전드’가 합류하자 팀 분위기도 빠르게 김정은 중심으로 잡혀갔다. 김정은은 “사실 내가 왔다고 팀이 얼마나 달라지겠나(웃음)”면서도 “결국에는 선수들이 안 따라주면 의미가 없는데, 고맙게도 아이들이 잘 따라준다. 쓴소리를 하면 나도 마음이 아프지만, 고참급 선수들도 내가 하는 이야기들을 잘 들어준다”고 했다.
비단 코트 밖에서 팀 중심을 잡는 역할만이 아니다. 코트 안에서도 내·외곽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선보이며 단번에 팀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시즌 리그 5경기에 모두 스타팅으로 나서 평균 29분 19초 동안 8.8점에 3.4리바운드 2.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하고 난 뒤 19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전에서도 부지런히 코트를 누볐다. 쉴 새 없이 이야기하며 중심을 잡았고, 지칠 대로 지친 상황에서도 백코트 때 전력으로 질주해 수비로 복귀하는 등 투지를 보여줬다. 신한은행이 추격의 불씨를 지피려던 3쿼터 3점슛을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날 김정은은 26분 39초 동안 올 시즌 개인 최다인 14점을 쌓았다. 경기는 하나원큐의 79-65 완승. 지난 시즌 9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던 하나원큐는 김정은이 합류한 올해는 5경기 만에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이적 후 승리가 없었던 김정은에게도 값진 결과였다. 특히 자신의 바람대로 후배들이 경기를 잘 치른 것에 특히 고마워했다. 김정은은 “흐름을 읽거나 위치를 잡아주는 역할은 코트 안에서 내가 해야 한다. 하나원큐도 그런 게 필요해서 나를 데려왔다고 본다. 사실 나도 많이 부족했다. 큰 힘이 못 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오늘은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의미 있는 1승이었다. 앞으로도 이 선수들과 재미있게 해보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인천=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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