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비, 십자인대 파열+최대 8개월 OUT…FIFA 바르셀로나에 보상금 '60억' 지급

김현기 기자 2023. 11. 21.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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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에서 뛰는 미드필더 가비가 대표팀 경기에서 치명적인 부상을 당해 사실상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가운데 구단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최대 60억원의 보상금을 받을 전망이다.

바르셀로나는 지난 2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금일 오전 실시한 메디컬 테스트에서 가비의 오른쪽 전방 십자인대가 완전 파열됐으며, 외측 반월판이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며칠 내로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수술 후 소식이 새로 전달된다"고 밝혔다.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대표팀에서 핵심 미드필더로 뛰는 가비는 이날 동유럽 조지아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24) 예선 최종전서 선발 출전했다가 무릎을 다쳐 전반 26분 만에 교체 아웃됐다.

스페인 바야돌리드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호세 소리야에서 열린 조지아와의 경기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가비는 전반 20분 상대 수비수와 강하게 충돌한 후 통증을 호소했다. 이후 정상적으로 경기에 참여했으나 3분 뒤 공중볼 경합 후 재차 무릎 쪽에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한 동안 그라운드 위에 쓰러졌던 가비는 들것 없이 절뚝거리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경기 후 목발을 짚고 경기장을 떠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심각한 부상임을 예고했는데 수술에 따른 결국 6~8개월 아웃 진단이 나왔다. 스페인 대표팀 주치의 오스카르 루이스 셀라다 또한 조지아전 하프타임 때 "가비의 몸 상태가 매우 걱정된다"라면서 가비의 부상 상태가 심상치 않다고 알렸다.

이후 스페인 유력지 아스는 "가비는 1차 메디컬 테스트 결과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최소 6개월에서 8개월 동안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며 "유럽선수권대회는 물론 2024 파리 올림픽에도 출전하지 못한다. 소속팀 바르셀로나에게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가비가 심각한 장기 부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2004년 8월생으로 이제 19세3개월인 가비는 스페인 연령별 대표팀은 물론 성인 대표팀에서도 중추적인 미드필더를 맡고 있다.

특히 스페인이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함께 내년 7월 파리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 남자축구에 유럽 대표로 출전권을 거머쥐면서 가비는 내년에 유로 2024와 올림픽에 모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번 부상으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아직 20살이 되지 않았음에도 가비는 유럽 축구를 대표하는 혹사의 아이콘이었다. 2021/22시즌 바르셀로나 1군에 데뷔한 후 지난 시즌부터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며 수많은 경기에 출전했다. 뿐만 아니라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면서 쉼없이 달렸다.

데뷔 첫 시즌 리그 34경기에 출전해 2326분을 뛴 가비는 지난 시즌에도 리그 36경기에서 2543분을 뛰었다. 이번 시즌에는 바르셀로나가 치른 15경기 중 13경기에 선발 출전해 943분을 소화했다. 스페인 대표팀으로는 올해 열린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24) 예선에서 출전한 6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다. 이번 시즌에만 모든 대회를 합쳐 21경기를 치렀고, 뛴 시간은 1600분 이상이다.

경기 수도 많지만 활동량 자체가 많다. 후방과 전방을 오고가며 경기당 평균 13km에 육박하는 활동량을 기록한다. 이번 시즌 라리가에서 경기당 12.367km를 뛰며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달 포르투와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는 무려 13.12km를 뛰었다. '2개의 심장'으로 불렸던 박지성이 11km 정도를 뛰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엄청난 수치다.

휴식 없이 혹사 수준으로 뛴 가비가 결국 탈이 났다. 특히 이번 조지아전은 스페인이 유로 2024 본선 진출을 이미 확정한 상태에서 치른 경기였다. 가비가 출전하지 않았어도 됐던 경기였던 터라 루이스 데 라 푸엔테 스페인 감독을 향한 비판이 쇄도했다.

앞서 데 라 푸엔테 감독은 "가비는 매우 활동적인 선수다. 쉬는 걸 원하지 않는다.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뛰고도 잘 플레이하는 것이다. 좋은 선수들은 쉬지 않는다"라고 가비의 출전을 강행했다.

그러더니 가비가 다친 뒤에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부상이다. 우연하고도 불행한 사고였다. 가비는 다른 선수들처럼 출전하기에 적합한 몸상태였다"라고 변명을 해서 쏟아지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문도 데포르티보는 "가비의 부상 소식에 바르셀로나가 크게 분노했다"라며 가비의 출전을 강행하기로 한 연맹의 결정에 분노했다고 전했다.

회복까지 아무리 빨라도 6개월, 통상 8개월 이상이 걸리는 부상이라 사실상 시즌 아웃되고 말았다. 유럽 축구 전문기자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SNS를 통해 "가비는 7개월에서 9개월 정도 이탈할 것이다. 가비의 시즌은 끝났다"라면서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에게는 최악의 소식이 전해졌다고 언급했다.

이번 시즌 바르셀로나는 부상 병동인 선수단을 이끌고 힘겨운 일정을 치르고 있다.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는 경기력이 이어지면서 홈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고 있으며 리그 3위에 머물러 있다.

무엇보다 향후 가비의 플레이 스타일이 확 바뀔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말했듯 경기마다 13km를 거뜬히 뛸 수 있는 가비는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중원을 장악하지만 한 번 무릎을 크게 다친 후에는 활동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더라도 이전과 같은 모습은 보기 어려울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가비의 손실에 따른 보상금을 바르셀로나가 수령할 것으로 보인다.

문도 데포르티보에 따르면 바르셀로나는 선수 보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FIFA로부터 최소 300만 유로(약 42억원)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FIFA 규정에 따라 선수가 대표팀 소속으로 부상을 당해 28일 이상 결장할 경우 클럽은 보상금을 받는다. 따라서 바르셀로나는 가비가 다친지 28일이 지나는 12월 16일부터 보상을 받는다.

FIFA에 따르면 최대 365일 동안 하루 2만548유로(약 2900만원)의 보상이 명시되어 있어, 가비가 6개월간 결장할 경우 바르셀로나는 약 308만2200유로(약 43억 원)를 받는다. 그가 8개월 동안 결장한다면 바르셀로나는 총 431만5080유로(약 61억 원)를 수령한다.

가비의 연봉은 총 680만 유로, 한화로 환산하면 약 9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비의 결장에 따른 전력 손실, 그리고 스페인 라리가와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성적 부진 및 이에 따른 상금 놓칠 가능성 등을 판단하면 그의 부상이 바르셀로나에 치명적이다. 다만 FIFA 보상금은 가비의 연봉을 상당히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우루과이와의 2026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브라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나섰다가 쓰러진 간판 공격수 네이마르의 경우엔 전방십자인대 파열 진단을 받아 6개월 재활이 불가피한데 FIFA 보상금이 적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FIFA 보상금과는 별개로 소속팀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은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게 됐다. 알힐랄은 지난 8월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네이마르를 영입했다. 이적료는 9000만 유로(약 1292억원)에 달하며 계약기간 2년 동안 지급해야 하는 총 연봉은 무려 2억7600만 파운드(약 4554억원)다.

하지만 FIFA가 지급할 보상금은 최대 800만 유로(약 114억원)인 것으로 알려져 FIFA의 보상금이 적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나마 알힐랄은 보상금이라도 나와서 다행이다. 브라질 대표팀의 경우 네이마르 공백을 절실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네이마르가 다친 우루과이전에서 0-2로 완패하더니 이어진 콜롬비아와의 지난 17일 남미 예선에서도 1-2로 패하면서 초반 5경기 2승1무2패를 기록, 10개국 가운데 5위라는 참혹한 성적을 내고 있다. 네이마르가 사라지면서 공격 구심점이 없아 전방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계속되고 있다.

가비를 데리고 있는 스페인 대표팀도 내년 유로 2024와 파리 올림픽에서 이런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바르셀로나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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