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심장 TK 잡아라…이삭줍는 이준석, 결속다지는 한동훈

김준영, 박태인 2023. 11. 21. 05: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이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우병렬 신임 이민정책연구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각각 총선 출마설, 신당 창당설로 여권 중심에 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을 앞다퉈 공략하고 있다.

한 장관은 지난 17일 대구를 찾아 “대구시민을 대단히 깊이 존경해 왔다”고 말했다. 차기 출마 의사를 묻는 취재진 질문엔 “의견은 많을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전 대표 역시 대구 기반의 신당 창당과 본인의 대구 출마 가능성을 줄곧 내비쳤다. 지난 9일 대구에선 “국민의힘에서 새로 시도하는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도전이 아성(대구·경북)을 깨는 일”이라며 “제게 그런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가 있을 때 어렵다는 이유로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이 잇따라 대구를 두드리는 것이 TK 지지율 변화와 관련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11월 3주 차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 조사(13~17일)에서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전주 대비 0.9%포인트 상승한 35.6%였는데, TK는 외려 3.6%포인트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요동치는 폭이 크다는 점이다. CBS노컷뉴스·알앤써치 조사(지난 8~10일)에서 TK 지지율은 전주 대비 15.7%포인트 하락(42.2%)하는 등 두 자릿수 포인트 급락 사례가 종종 나타났다. 여론조사 업계 관계자는 “TK가 과거와 같은 콘크리트 지지를 보수당에 보내는 건 아니란 뜻”이라고 했다.

TK 기류엔 다양한 해석이 있다. 대구 지역 한 초선 의원은 “지난 9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 구속영장 기각 후 민심이 크게 안 좋아지는 걸 느꼈다. 지역 주민을 만나면 ‘왜 이재명을 못 잡아넣는 거냐’는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다른 대구 정가 관계자는 “이준석 전 대표를 품지도 쳐내지도 못하는 현 여권에 불만인 주민도 적잖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근 몇 차례 공개 행보에 나선 점도 변수로 꼽힌다. 윤 대통령의 국정농단 수사 이력이 미묘한 TK 정서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같은 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국회에서 열린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왼쪽)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있다. 오른쪽은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 강정현 기자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대표는 20일 하태경 의원 출판기념회 후 기자들과 만나 “한 장관이 당에 개혁적으로 메시지를 보여준다면 하태경·이준석·한동훈이 동지가 되는 날이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한 장관은 12월 개각에선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1월 11일) 직전까지 분위기를 살필 거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 비명계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수퍼 빅텐트를 치겠다. ‘개딸’에 휘둘리는 민주당에 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양심을 지키는 분들이 민주당에 소수나마 있다는 점도 유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비명계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출신으로 제3지대에서 한국의희망을 창당한 양향자 대표도 C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함께하자는 말을 오랫동안 했고, 최근엔 예의를 갖춰서 얘기해 왔다”고 밝혔다.

한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내년 4월 총선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후임자 인선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원 장관 후임자로는 심교언 국토연구원장이 우선순위로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며 “전직 국토교통부 차관도 후보군에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김준영·박태인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