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금메달+APBC 준우승에도…류중일 감독 "기본기 많이 부족해, 만족 안 된다" [현장인터뷰]
(엑스포츠뉴스 김포공항, 최원영 기자) 사령탑은 여전히 갈증을 느끼고 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끈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결승에서 일본에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 3-4로 석패했다.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귀국 후 경기를 돌아본 류중일 감독은 "이 대회는 어린 선수들의 기량 향상, 경험을 위해 만든 것이다. 금메달을 땄다면 좋았겠지만, 일본전 2경기를 통해 선수들에게 자신감이 생긴 것은 소득이다"고 총평했다. 한국은 예선 2차전서도 일본과 맞붙었다. 당시 1-2로 패했다.
올해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열매도 맺었다.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류 감독은 "(APBC 결승에선) 한일전이라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았나 싶다. 상대 선발투수, 타자, 마무리투수 등과 기량 면에서 차이가 컸다"며 "우리 선수들도 열심히 했고 잘한 부분도 있다. 일본과 상대했기 때문에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해선 안 된다"고 전했다.
여전히 일본과 격차를 느꼈다. 무엇을 보완해야 할까. 류 감독은 "일본 선수들은 우리와 체형이 비슷한데 145km/h의 공을 던져도 그 이상으로 보인다. 상대는 볼 끝이 좋은데 왜 우리는 좋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들더라"고 운을 띄웠다.
일본 돗토리 월드윙 트레이닝센터를 예로 들었다. 류 감독은 "구속은 힘이 아닌 유연성에서 나온다. 일본 돗토리 센터에는 그런 기계가 있다. 골반, 어깨 회전근 웨이트 등 유연성을 만드는 훈련을 한다"며 "고관절 쪽을 많이 움직이게 만든다. 한 번 가봤는데 좋더라. 우리나라에도 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 등 같은 트레이닝을 하는 팀이 있다. 선수들이 그런 쪽으로 눈을 뜨고 훈련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마무리투수 정해영(KIA)을 언급했다. 류 감독은 "정해영을 혼냈다. 왜 처음 들어올 때와 지금 기량 차이가 거의 없이 똑같냐고 했다"며 "KIA엔 일본 센터의 기계가 있는데도 안 한 것이다. 생각의 차이다.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해영의 아버지 정회열이 일본 센터와 연이 있는 최일언 코치에게 부탁해 이번에 정해영이 해당 센터에 가게 됐다고 한다. 지금은 팔로만 던지는 느낌이라 150km/h를 꾸준히 못 던지는데, 유연성을 키우면 구속이 더 올라올 것이다"고 귀띔했다.
이어 "곽빈(두산 베어스), 이의리(KIA), 문동주(한화 이글스)도 마찬가지다. 일본을 마냥 따라가자는 게 아니라 우리 몸에 맞는 근력운동을 하자는 것이다. 그래야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며 "훈련 방법이 중요하다. 어떻게 훈련해야 볼 끝이 좋아지는지 등을 배워야 한다. 이번 대회 2경기에선 일본과 대등하게 경기했지만 아직 우린 기본기가 많이 떨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얻은 것도 많다. 세대교체의 희망을 봤다. 류 감독은 "선발투수와 중간투수들이 특히 정말 잘 던졌다. 이의리, 문동주,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곽빈은 대한민국의 선발감이라 본다"며 "곽빈은 (결승전서) 관중이 4만명이 넘었는데도 자기 공을 던졌다. 위축돼 볼만 던질 수도 있는데 정말 대단한 선수다. 모두 부상 없이 기량이 향상됐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확실한 중심타자를 찾았다. 노시환(한화)의 실력을 확인했다. 류 감독은 "노시환은 4번 타자감이다. 대회 전 3번 타자가 안 보인다고 했는데 윤동희(롯데 자이언츠)가 3번 타순을 맡아줬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같은 선수가 3번으론 딱이다"며 "프리미어12까지 1년 남았으니 선수들을 자세히 관찰해 타격을 더 끌어올리겠다. 중심타선을 눈여겨보겠다"고 전했다.
한국시리즈를 치른 LG 트윈스, KT 위즈 선수들 없이 준우승을 이뤘다. LG 구원투수 정우영, 내야수 문보경, KT 구원투수 박영현은 물론 내복사근 부상을 떠안은 KT 타자 강백호도 함께하지 못했다. 류 감독은 "선수들이 다 잘했다. 투수들이 잘했고 타자들도 마지막엔 일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한 듯했다"며 "일본 선수들의 공은 우리 한국 선수들과 달랐다. 같은 150km/h여도 들어오는 게 다르더라"고 밝혔다.
청사진을 내비쳤다. 류 감독은 "내년 3월 말 KBO리그가 시작되고 11월에 WBSC 프리미어12가 열린다. 그때까지 선수들을 한 번 더 보려 한다"며 "아마 이번 대회에 나간 선수들 절반 이상이 내년에도 엔트리에 들 것 같다. 그때는 나이 제한이 없어 리그 최고 선수를 뽑아야겠지만 나이가 많은 선수들은 제외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안게임과 이번 대회 모두 24세 이하 선수들 위주로 선발했다. 2028년 LA 올림픽까지 고려하며 경기를 치르고 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사진=김포공항, 최원영 기자 / 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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