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의사과학자 양성, 더 늦출 수 없다

백종민 2023. 11. 20. 20: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운영하는 케네디 우주센터에는 우주인들의 이름을 새긴 홀이 있다.

미국과 소련은 1960년대 중반부터 의사과학자를 우주인으로 선발했다.

영화 '마션'에서 우주인이 감자를 재배해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가정은 그가 생물학자였다는 데서 출발한다.

달 표면에 발자국을 찍은 마지막 우주인은 최초의 지질학자 출신 우주비행사 해리슨 슈미트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운영하는 케네디 우주센터에는 우주인들의 이름을 새긴 홀이 있다. 소련과 우주 개발 경쟁이 격화하며 목숨을 걸고 우주로 나섰던 영웅들이다. 적지 않은 우주인들이 안타까운 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멀리는 아폴로 1호와 13호의 폭발, 가깝게는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의 폭발로 사망한 우주인들이다.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일론 머스크의 화성 이주 계획은 시작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위험한 일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우주인이 되기 위해 도전에 나선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심신 단련과 우주 환경 적응 훈련, 우주 생존 지식 등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야말로 피나는 노력의 결과다.

우주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가 필요하다. 우주 탐사를 위해서는 의사도, 생물학자도. 화학자도 있어야 한다. 미국과 소련은 1960년대 중반부터 의사과학자를 우주인으로 선발했다. 영화 ‘마션’에서 우주인이 감자를 재배해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가정은 그가 생물학자였다는 데서 출발한다. 달 표면에 발자국을 찍은 마지막 우주인은 최초의 지질학자 출신 우주비행사 해리슨 슈미트였다.

우주에 갈 과학자 중 가장 중요한 이는 누구일까. 많은 이들이 파일럿이라고 답하겠지만 기자는 의사를 꼽고 싶다. 우주선 탑승자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유사시 신속한 조치를 할 수 있는 이의 존재는 소중하다.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는 다양한 의학 관련 실험이 이뤄지곤 한다. 중력 감각의 소실, 방사선 노출, 심리적인 고립감 등 건강에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연구해야 한다. 미래 인류가 우주에서 생활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상에서도 우주인들의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의사들이 있다. 이른바 ‘스페이스 서전’(Space Surgeon)이다. 미국의 새로운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선발됐던 한국계 우주인 조니 김도 전직이 의사다. 그는 하버드대 의대를 나왔다.

의사 출신 캐나다 우주인 데이비드 세인트 자크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200일을 지내고 귀환한 후 의학이 우주에서 정말 유용하다고 강조한다. 의사 우주인이 있다면 비행 중에 환자가 있어도 안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의 상황을 생각해 보자. 우주항공청 개설을 앞둔 상황에서 향후 한국인 의사가 우주로 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쉽게 답하기 어렵다. 지금도 상당수 의료인이 외과와 같은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분야를 기피하고 피부과·성형외과를 선택한다. 지방 의료원에서 수억원의 연봉을 제시해도 기피하는 상황에서 실력 있는 우주 의료인을 양성해 낸다는 것이 현재 우리 의료체계에서 가능할까. 다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마침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이참에 일반 의대가 아닌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는 과정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의사과학자 육성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시대가 바뀌었다. 의사가 과학자로서 활동할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하다.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서도 의사과학자는 필요하다. 첨단 기계공학의 산물인 로봇, 전자공학에도 의료 기술이 접목될 수 있다. KAIST, 포스텍, GIST 등 과학기술 교육 기관들이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설치를 희망하는 이유다.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대비를 잊어서는 안 된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