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글 김하성의 ‘나아가는’ 야구…“반짝 아님 증명할 것”

송경모 2023. 11. 2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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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골드 글러브 수상자가 발표된 지난 6일 아침,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모니터 앞이 아닌 침대 위에 있었다.

1년 전 최종 후보에 들고도 고배를 마셨던 기억 때문이었다.

한국인 최초의 골드 글러브 이정표를 세운 김하성이 입을 열었다.

잰더 보가츠 영입에서 비롯된 포지션 변경은 김하성에게 큰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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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20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골드 글러브 수상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메이저리그 골드 글러브 수상자가 발표된 지난 6일 아침,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모니터 앞이 아닌 침대 위에 있었다. 1년 전 최종 후보에 들고도 고배를 마셨던 기억 때문이었다. 그를 단잠에서 깨운 건 휴대전화 진동이었다. “자고 있길 잘했죠. (방송을) 보고 있었으면 엄청 긴장했을걸요?”

한국인 최초의 골드 글러브 이정표를 세운 김하성이 입을 열었다. 20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그는 “생각지도 못했던 큰 상을 받아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축하를 건넨 사람으론 소속팀 밥 멜빈 감독을 꼽았다. 그는 “(감독) 본인이 만난 선수 중 손에 꼽는다더라”며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잰더 보가츠 영입에서 비롯된 포지션 변경은 김하성에게 큰 도전이었다. 학창시절부터 ‘유격수 바라기’였지만 빅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행히 한국에서 3루수로 나섰던 경험 덕에 유틸리티 선수라는 새 역할에 빠르게 적응했다. 그는 “포지션을 가릴 상황이 아니었다”며 “출전 시간이 더 중요했다”고 돌이켰다.

수비 못잖게 집중한 건 타격이었다. 첫해 0.202에서 지난해 0.251로 타율을 끌어올렸지만 만족하지 않았다. 더 강한 타구를 날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빠른 공 적응을 위해 피칭 머신 구속을 시속 160㎞로 둔 채 엄지가 부을 정도로 타격 연습에 열중했다. 비시즌 개인 코치인 최원제 코치를 만난 것도 도움이 됐다.

그래도 슬럼프는 피할 수 없었다. 그때마다 대선배 박찬호의 한 마디를 떠올렸다. 평생 더 높은 곳에 올라야 한다는 압박 속에 운동해온 그에게 박찬호는 ‘올라간다기보다 나아간다고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부진할 땐 잠시 멈춰 쉰다고 여기란 뜻이었다.

미국 진출 3년째에 리그 최고 수비수 자리에 오른 김하성의 다음 목표는 타이틀 방어다. 그는 “포지션에 관계없이 골드 글러브는 항상 받고 싶다”며 “(올해) ‘반짝’으로 받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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