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 라리가] 2년간 8천 분 뛴 04년생... 혹사에 쓰러지는 '역대급' 재능들

윤효용 기자 2023. 11. 2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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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바르셀로나). 게티이미지코리아
페드리(스페인 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가비(스페인).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윤효용 기자= 바르셀로나의 보물들이 이른 나이부터 엄청난 출전 시간으로 인해 갈려나가고 있다. 


20일(한국시간) 스페인 바야돌리드의 에스타디오 무니시팔 호세 소리야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A조 10차전을 치른 스페인이 조지아에 3-1로 이겼다. 전반 4분 만에 로뱅 르노르망의 헤더골로 앞서나갔고, 전반 10분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에 동점골을 내줬지만 후반 10분과 27분 페란 토레스의 추가골과 루카 로초슈빌리의 자책골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스페인은 조 1위(승점 21)로 유로 예선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신성' 가비가 심각한 무릎 부상을 당해 쓰러지며 웃을 수 많은 없었다. 가비는 전반 20분 경 로초슈빌리와 충돌하며 오른쪽 다리를 짓눌렸다. 이어 2분 뒤에는 경기장 오른쪽에서 공중볼을 가슴으로 받는 과정에서 통증을 호소하며 무릎을 잡았다. 스페인 대표팀은 급하게 교체를 진행했고, 가비는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스페인 '아스'에 따르면 가비는 푸셀라 병원에서 진행한 첫 번째 검사에서 오른쪽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정밀 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회복에만 6~8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시즌 아웃 수준의 큰 부상이다. 


가비의 부상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아니다. '혹사' 수준으로 많은 경기를 뛰어왔기 때문이다. 가비는 데뷔 후 무려 2시즌 동안 클럽에서 출전 시간만 6,659분을 소화했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2021-2022시즌 바르셀로나에서 48경기를 뛰며 3,136분을 소화했고, 2022-2023시즌에는 49경기 3,523분을 뛰었다. 


여기에 국가대표팀 출전 시간을 더하면 8천 분을 넘는다. 가비는 2021년 10월 국가대표팀에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1,781시간을 뛰었다. 그중 2021년부터 2023년 6월까지 뛴 시간이 약 1,362분이다. 그야말로 쉴 틈 없이 뛰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전까지 4경기를 모두 선발로 소화했고, 델라 푸엔테 감독 부임 후에도 23경기 중 4경기만 교체 출전이었다.


출전 시간은 전혀 조정되지 않았다. 지난 6월부터는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준결승과 결승전을 모두 소화했고, 9월부터 이어진 유로 2024 조별 예선에서도 2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75분 이상을 뛰었다. 특히 이번 경기는 스페인이 유로 2024 본선행이 확정된 상황이라 중요하지도 않았는데, 선발로 내세웠다가 큰 부상을 당했다. 이에 팬들은 스페인 축구협회를 강하게 비판하는 중이다.


가비는 2004생으로 아직 19세 밖에 되지 않은 선수다.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축구 기량을 보여줬다지만 아직 신체적으로는 완성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성인 선수도 소화하기 어려운 일정을 소화하다가 20세가 되기도 전에 큰 부상을 당하게 됐다.


스페인과 바르셀로나는 이미 페드리라는 전례가 있었다. 페드리 역시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혹사를 당하다가 결국 부상이 잦은 선수가 되며 해마다 출전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페드리는 2020-2021시즌 바르셀로나에서만 52경기에 나서 3,525분을 소화했다. 여기에 국가대표팀뿐만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과 함께 도쿄 올림픽까지 치러야 했다. 심각하게 얼굴이 상한 페드리의 얼굴이 화제가 될 만큼 혹사를 방했다. 결국 2021-2022시즌부터는 햄스트링 부상이 계속 되며 많은 경기에서 결장했다. 지난 시즌 페드리의 리그 출전 경기는 단 12경기였다. 


바르셀로나는 최근 역대급 재능들이 잇달아 부상으로 사라지고 있다. 앞서 안수 파티가 반월판 부상을 당했다가 기량이 떨어져 현재 브라이턴에서 임대 생활을 하고 있다. 페드리는 올 시즌도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해 리그 4경기에서만 나왔다. 이제 가비까지 병상에 올랐다. 


선수들의 혹사는 가비뿐만 아니라 축구계 전체에서 돌아봐야 할 문제다. 이번 11월 A매치 주간에는 특히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며 소속팀에 복귀한 경우가 많았다. 점점 늘고 있는 대회들과 겨울 월드컵 개최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과도하게 상업화 된 축구 시장의 이면이라고 볼 수 있다. 


※ 윤효용 기자의 '미라(Mira) 라리가'는 스페인 라리가의 주요 이슈를 소개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스페인어 'Mira'는 Mirar(바라보다)라는 동사의 명령어 형태로 더 관심 있게 라리가를 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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