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안치홍, 롯데 떠나 한화행...4+2년 총액 72억..."롯데팬 사랑 품고 떠난다" [오피셜]

김지수 기자 2023. 11. 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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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안치홍이 또 한 번 유니폼을 갈아입는다. 4년간 몸 담았던 롯데 자이언츠를 떠나 한화 이글스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한화는 20일 안치홍과 4년간 보장 47억원, 옵션 8억원 등 총액 55억원의 계약을 이행한다고 밝혔다. 이후 2년 계약에 대해서는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선택권이 부여되는 뮤추얼 옵션이 발동, 계약 연장 시에는 2년간 보장 13억원과 옵션 4억원 등 총액 17억원 계약이 실행된다.

한화 구단은 "안치홍의 강점은 단연 꾸준함을 꼽을 수 있다. 2009년 고졸 신인 최초 올스타전 MVP를 비롯해 2011, 2017, 2018시즌까지 KBO 골든글러브 2루수 부문을 수상하는 등 공수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왔고, 데뷔 후 대부분의 시즌에서 120경기 안팎을 소화하며 큰 기복 없는 기록을 내 왔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또 "안치홍의 영입으로 타선의 강화는 물론 수비에서도 2루수와 1루수를 소화할 수 있는 우수 자원을 확보하게 됐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안치홍은 한화와 계약 후 "저를 높게 평가해 주시고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신 한화 이글스에 감사드린다"며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인 만큼,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고 팀의 도약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마지막까지 많은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신 롯데 자이언츠 구단과 팬들께 감사드린다. 이제는 한화 이글스 구단과 한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안치홍은 2009년 서울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프로 데뷔 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고 123경기 타율 0.235(371타수 87안타) 14홈런 38타점 8도루로 맹활약하며 KIA의 통산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안치홍은 이후 KIA 내야의 핵심으로 2019 시즌까지 활약했다. 2011년과 2017년에는 2루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2010년대 KBO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이름을 떨쳤다.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한 2019 시즌에는 타율 0.315(362타수 114안타) 5홈런 49타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당시 거액 투자를 꺼리던 시장 상황과 맞물려 KIA 잔류가 불발됐다.

이때 뚜렷한 주전 2루수가 없던 롯데가 안치홍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안치홍은 계약기간 2+2년, 최대 56억 원에 도장을 찍고 광주를 떠나 부산으로 향했다. 

안치홍은 롯데에서도 제 몫을 해줬다. 2020 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4년 동안 496경기 타율 0.292(1751타수 511안타) 40홈런 257타점 OPS 0.791로 여전히 리그 정상급 2루수의 면모를 보여줬다.

올 시즌에는 롯데의 주장을 맡아 팀 전체를 이끌었다. 개인 성적도 121경기 타율 0.292(494타수 124안타) 8홈런 63타점 OPS 0.774로 나쁘지 않았다. 

안치홍은 올 시즌 종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했다. 큰 이변이 없는 이상 롯데 잔류가 유력하게 점쳐졌지만 안치홍의 선택은 이적이었다. 기량과 경험을 모두 갖춘 베테랑 내야수가 필요했던 한화가 적극적인 구애 끝에 안치홍을 품게 됐다.

안치홍 역시 한화와 계약 직후 "4년간 정말 롯데팬들로 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는 점에 마음이 아프지만 롯데 팬 여러분의 사랑은 가슴에 품고 가겠다"며 이번 결정이 쉽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한화는 올 시즌을 9위로 마감하면서 4년 연속 최하위의 불명예는 피했다. 다만 내년 시즌 5강 다툼 등 상위권 도약을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안치홍으로 퍼즐을 맞췄다. 

손혁 한화 단장은 "안치홍 선수는 우리 팀에 꼭 필요한 '꾸준함과 성실함'을 모두 갖춘 선수였기 때문에 구단 입장에서는 영입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다행히 선수가 우리의 마음을 알아준 덕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리더십도 검증된 선수인 만큼 우리 팀에 많은 젊은 선수들이 배울점이 많은 선수라는 생각에 빠르게 계약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스토브리그에서 채은성을 6년 총액 90억 원(계약금 36억 원, 연봉 총액 44억 원, 옵션 10억 원)에 영입한 뒤 이번에는 안치홍까지 품으면서 전력 강화에 성공했다. 지난 5월 2군 감독에서 1군 사령탑으로 승격한 최원호 감독은 2024 시즌을 앞두고 기분 좋은 선물을 받았다. 

채은성이 타격뿐 아니라 뛰어난 워크에식(work ethic)을 바탕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모범이 됐던 만큼 안치홍에게도 같은 효과를 기대 중이다. 

손혁 단장은 "안치홍의 활용은 현장에서 하겠지만 여러 방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우선 타격에서 기복 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선수이기 때문에 우리 타선 뎁스가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안치홍은 2번타자부터 클린업의 뒤를 받치는 역할까지 모두 해낼 수 있는 선수인 만큼 새로 온 외국인 선수와 노시환, 채은성 선수와 함께 시너지를 내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안치홍은 수비의 경우 상황에 따라서 2루수뿐 아니라 1루수까지 가능한 선수이기 때문에 활용 폭이 넓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팀 내 포지션 중복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는 안치홍 영입이 스토브리그의 끝은 아니다. 내부 FA는 물론 외국인 선수 영입 문제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매듭지을 수 있도록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손혁 단장은 "외국인 타자와 FA 타자 안치홍을 영입했기 때문에 이제 내부 FA 장민재 선수도 만나봐야 할 것 같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2차드래프트, 외국인 투수 문제 등 FA 외에도 풀어나가야 할 업무가 많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시장 상황을 보며 신중하게 움직일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반면 롯데는 안치홍의 한화 이적으로 내년 시즌 전력 구상에 직격탄을 맞았다. 박승욱 정도를 제외하면 1군에서 2루수로 기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마땅치 않다. 전준우를 4년 총액 47억 원에 붙잡는 데 성공했지만 안치홍이 한화로 떠나며 공수 모두 출혈이 너무 커졌다. 

김태형 신임 감독 체제에서 새 출발을 준비 중인 상황에서 안치홍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위기에 몰렸다. 오는 23일 2차 드래프트에서 내야수 수혈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안치홍의 일문일답.

▲ FA 계약 소감

- 한화 이글스에 오게 돼 기쁘다.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빠르게 계약을 하게 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편안하게 내년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도 기쁜 부분이다. 

▲ 한화 이글스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 한화에서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빠르게 결정할 수 있었다. 협상 과정에서 왜 내가 한화 이글스에 꼭 필요한 선수인 점을 강조해 주셨다. 내가 한화 이글스에 오게 됨으로써 그 동안 구단에 부족했던 점이 어떻게 메워지게 될 수 있는지를 강조해주신 점이 와 닿았다. 나 역시 한화 이글스가 어린 선수들이 많은 팀이기 때문에 베테랑으로서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한화를 선택했기 때문에 서로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 외부에서 생각한 한화 이글스라는 팀은

- 능력은 충분히 갖췄으나 경험이 다소 부족한 어린 친구들이 있어서 지금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분명히 가능성이 큰 팀이라고 생각했다. 상대팀으로 만나면서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느낌이 있었다. 이제 그 일원이 된 만큼 책임감을 느낀다.

▲ 롯데 자이언츠 구단과 롯데 팬들께 전하고 싶은 말은

- 4년간 정말 롯데팬들로 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는 점에 마음이 아프지만 롯데 팬 여러분의 사랑은 가슴에 품고 가겠다.

▲ 이제 한화 이글스 선수가 됐는데 팬들께 한 말씀

- 그라운드에서 한화 팬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열정적인 응원을 지켜보며 정말 멋진 팬들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화 이글스의 일원이 돼 기쁘다. 그라운드에서 팬 여러분과 함께 할 새로운 시즌이 무척 기대된다. 우리 팀의 부족한 부분 채워줄 수 있는 선수, 팬 여러분의 기대와 사랑에 부응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 

사진=한화 이글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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