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홈런왕' 노시환 4할 맹활약…4번타자 역할 완벽 수행 [APBC]
(엑스포츠뉴스 도쿄, 유준상 기자) 4경기 17타수 7안타 타율 0.412 3타점 OPS 1.003. 노시환이 말 그대로 펄펄 날았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 참가했다. 2승1패로 예선 2위를 차지한 한국은 결승에서 일본과 치열한 승부를 벌였으나 10회 연장 승부 끝에 3-4로 패배하며 준우승을 확정했다.
APBC는 지난 2017년 처음으로 개최된 데 이어 올해로 2회째를 맞이했다. 한국, 일본, 대만, 호주까지 4개의 참가국은 24세 이하(1999년 1월 1일 이후 출생) 또는 프로 입단 3년차 이내의 선수 및 와일드카드 3명(1994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으로 엔트리를 구성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선수들의 경험 및 성장이 좀 더 중요한 대회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도 대거 나선 가운데, 대표팀의 4번타자 계보를 이어가야 하는 노시환도 그중 한 명이었다.
노시환은 올 시즌 131경기 514타수 153안타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 OPS 0.929를 기록, 2008년 김태균 이후 무려 15년 만에 한화 소속 홈런왕의 탄생을 알렸다. 그리고 그 기운을 고스란히 아시안게임으로 이어갔고, 6경기 16타수 7안타 타율 0.438 6타점 OPS 1.140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대만과 결승전을 제외하면 대회 내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셈이다.
노시환은 APBC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상무와 두 차례 연습경기를 진행하면서 타격감을 조율한 노시환은 예선 첫 경기였던 16일 호주전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특히 팀이 2-2로 팽팽하게 맞선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튿날 일본전에서는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만들었다. 최종 성적은 4타수 1안타. 18일 예선 3차전에서도 4번에 배치된 노시환은 4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멀티출루를 달성했다.
노시환이라는 이름 석 자를 남길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19일에 나왔다. 한국과 일본 모두 0의 균형을 이어가던 4회초 1사 1·2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2루에 도착한 노시환은 세리머니까지 선보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또 노시환은 10회초 2사 1루에서 1·2루간을 가르는 안타로 2루주자를 3루까지 보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으로 연결된 건 아니었지만, 멀티히트로 제 몫을 다한 노시환이었다.
노시환은 이번 대회로 배운 게 많았다. 시상식 종료 이후 취재진을 만난 노시환은 "지긴 했지만, 대등하게 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고 운을 뗀 뒤 "일본 선수들의 기량이 너무 좋아서 같이 경기하면서도 배울 점이 많았고, 많은 걸 느꼈다. 다음 국제대회에서는 충분히 우리 팀이 경쟁력 있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노시환은 "우리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대표팀에서 이렇게 좋은 경기를 하면서 좋은 경험이 됐다. 올해만 두 차례나 국제대회에 참가했는데, 다음에도 대표팀에 뽑힐 수 있게끔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며 "국가대표는 언제든지 나오고 싶다. 이렇게 좋은 구장에서, 또 좋은 선수들과 야구를 하면서 선수들은 많이 배우고 경험하기 때문에 대표팀의 '단골손님'이 되고 싶다. 항상 준비는 돼 있다"고 다짐했다.
베이징 올림픽을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워나간 노시환은 대표팀이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어렸을 때 쭉 봐왔던 한국 야구 대표팀은 정말 잘 싸웠다. 내가 '베이징 키즈'이기도 하고 대표팀이 일본이나 미국이나 어떤 강팀을 만나더라도 좋은 성적을 냈다. 그게 한국 야구였다"며 "이번에 세대교체를 통해서 어린 선수들로 팀이 꾸려지다 보니까 다들 경험이 부족했고, 성적이 좋지 않았다. 올해 아시안게임과 APBC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만큼 세대교체가 잘 이뤄져서 내년 국가대표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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