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 파워에 놀란 일본팬들 "무서운 한국 4번타자, 라쿠텐에 데려오고 싶어" [APBC]

김지수 기자 2023. 11. 20.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23에서 대한민국의 4번타자 노시환(한화 이글스)의 맹타는 일본팬들의 뇌리에 강력하게 박혔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APBC 2023 결승 일본과의 경기에서 10회 연장 승부치기 끝에 3-4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지난 2017년 초대 대회에 이어 이번 2회 대회에서도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6년 전과 마찬가지로 예선과 결승에서 일본에 연거푸 무릎을 꿇으며 우승 트로피 없이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2017년 대회 결승이 0-7 완패로 끝난 것과 비교하면 올해 결승은 경기 내내 접전이었다. 외려 이번 대회 내내 단 한 번도 선취 득점을 뺏기지 않았던 일본을 상대로 5회초까지 앞서가면서 빼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일본을 긴장시킨 건 한국의 4번타자 노시환이었다. 한국은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3회초 선두타자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의 볼넷 출루,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희생 번트 때 일본 야수들의 실책으로 무사 1·2루 찬스가 중심 타선 앞에 차려졌다.

1회초 일본 선발투수 이마이 타츠야(세이부 라이온즈)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쳐냈던 윤동희(롯데 자이언츠)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한국에는 노시환이 있었다.

노시환은 1사 1·2루에서 이마이의 초구를 공략해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쳐냈다. 2루 주자 김혜성은 물론 1루 주자 김도영까지 2루, 3루를 거쳐 홈 플레이트를 밟았다. 노시환의 한방이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일본 매체 '주니치 신문'은 결승전이 진행 중이던 상황에서 노시환의 활약을 조명하는 짧은 기사를 내보냈다. 일본팬들의 SNS 반응도 함께 전했다.

'주니치 신문'은 "한국의 4번타자 노시환이 3회초 유격수 키를 넘겨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한국팀에 리드를 안겼다"며 "노시환은 만 22세의 젊은 나이로 KBO리그 2관왕에 올랐고 국가대표팀 4번타자를 꿰찼다"고 소개했다.

노시환은 2019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2019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한화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고교 시절부터 거포 유망주로 주목받았고 계약금 2억 원을 받았다.

노시환은 프로 5년차를 맞은 올해 유망주 껍질을 완전히 깨뜨렸다. 정규리그에서 131경기 타율 0.298(514타수 153안타) 31홈런 101타점 OPS 0.929로 리그 최정상급 슬러거로 거듭났다. 홈런, 타점왕 타이틀을 손에 넣고 화려하게 비상했다.

노시환은 올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달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하계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대회 기간 4번타자로 타율 0.438(16타수 7안타) 6타점 OSP 1.140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야구는 4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하고 노시환까지 한 단계 더 성장하는 수확을 얻었다.

노시환은 APBC에서도 '국제용 타자'의 면모를 뽐냈다. 대회 기간 타율 0.412(17타수 7안타) 3타점 OPS 1.003으로 중심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내년 프리미어12,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해야 하는 한국 야구는 노시환이라는 든든한 중심 타자를 얻게 됐다.

한국 대표팀은 한국시리즈가 올 시즌 잦은 우천 취소 여파로 지난 7일까지 진행되면서 LG 트윈스, KT 위즈 소속 선수들의 합류가 불발됐다. 100% 전력을 가동할 수 없는 악조건 속에서도 노시환의 클린업 트리오에서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호주, 대만을 꺾고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주니치 신문'은 "올 시즌 (KBO리그에서) 31홈런, 101타점을 기록한 우타 거포(노시환)의 한방은 SNS상에서 '대한민국의 4번타자는 22세다', '야나기타 유키 같은 타구를 쳤다', '대한민국의 4번타자는 정말 무섭다', '라쿠텐의 4번타자로 데리고 오고 싶다' 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야나기타 유키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레전드로 일본프로야구 통산 260홈런을 쏘아 올린 레전드다. 비록 일반 팬의 반응이기는 하지만 야나기타를 언급한 건 노시환의 결승전 활약이 그만큼 강렬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노시환은 결승전 종료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지긴 했지만, 대등하게 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고 운을 뗀 뒤 "일본 선수들의 기량이 너무 좋아서 같이 경기하면서도 배울 점이 많았고, 많은 걸 느꼈다. 다음 국제대회에서는 충분히 우리 팀이 경쟁력 있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또 "일본의 투수력에 놀랐다. 한국에도 좋은 투수가 많지만, 이번에 만난 일본 투수들의 제구나 변화구가 워낙 정교하다 보니까 타석에서 투수와 싸우면서 힘들다는 느낌도 받았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투수들을) 이겨내다 보니까 많은 경험이 됐다"고 돌아봤다.

노시환은 이와 함께  "이번에 세대교체가 되면서 어린 선수들로 팀이 꾸려지다 보니까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에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올해 아시안게임과 APBC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만큼 세대교체가 잘 이뤄져서 내년 국가대표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선수들은 20일 오후 KE2102 항공편으로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