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에게 끝은 아직 없다 [롤드컵]

김찬홍 2023. 11. 2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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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월즈 4번째 우승자로 등극한 ‘페이커’ 이상혁
은퇴 계획 아직 없어…“아직도 성장하고 싶다”
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페이커’ 이상혁. 사진=차종관 기자

‘페이커’ 이상혁에게 ‘끝’이라는 단어는 아직도 멀었다.

T1은 19일 서울 구로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중국 LoL 프로리그(LPL)의 웨이보 게이밍과 결승전(5전 3선승제)에서 세트 스코어 3대 0으로 승리해 우승했다.

T1은 2013년, 2015년, 2016년에 이어 7년 만에 통산 4번째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렸다. 2017년과 2022년에는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T1의 미드라이너 이상혁은 LoL e스포츠 선수로는 최초로 월즈를 4번 우승한 선수로 등극했다.

LCK 2시드 자격으로 이번 월즈에 진출한 T1은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3승 1패로 8강 무대를 밟았다. 이어진 넉아웃 스테이지에서는 8강에선 LPL 2시드 리닝 게이밍을 3대 0으로, 4강에서는 LPL 1시드 징동 게이밍을 3대 1로 꺾고 결승 무대를 밟았다.

결승에서도 이상혁의 활약상은 여전했다. 이전에 선호하던 ‘아지르’와 ‘오리아나’가 아닌 ‘아리’ ‘사일러스’ 아칼리‘로 맹활약을 펼쳤다. 웨이보가 T1을 상대로 압박을 할 때 마다 궁극기를 활용해 역으로 상대에 좌절을 안겼다.

경기가 끝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상혁은 “이번 월즈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자 했고, 그런 자세가 있다면 충분히 우승도 따라올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이번에 운 좋게 우승이 따라와 줘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운이 굉장히 좋았다. 준비하는 기간 동안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고, 그런 과정이 우승이라는 결과로 찾아온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라면서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우리 팀원들, 그리고 많은 팬들, 우리와 경기 했던 상대 팀들 덕분에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페이커’ 이상혁. 사진=차종관 기자

올해 월즈에 들어서는 ‘감사하다’는 말을 계속해왔던 이상혁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는 승패와 상관없이 ‘흔들리지’ 않는 마인드 컨트롤을 해왔다.

“이번 월즈에서 승패에 신경 쓰지 않고, 과정에 집중했을 때 어떤 경기력이 나올 지 개인적으로 궁금했다. 그것을 목표로 삼았을 때 굉장히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느꼈다. 이렇게 경기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게 느껴지고, 경기에만 몰두하게 됨으로써 경기력도 굉장히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목표는 0대 3으로 패배했을 때에도 웃을 수 있는 마인드 셋으로 경기를 하려고 했다. 우승을 했을 때도 감정의 동요가 없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 그런 과정이 즐겁고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비록 자국리그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에서 우승을 하지 못하는 등 전반기에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던 이상혁이지만, 지난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기세를 이어 ‘소환사의 컵’까지 들어올렸다.

그는 올해를 돌이켜보며 “아시안게임에서 주전으로 많이 경기를 뛰지는 못했지만, 금메달로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이번 월즈에서도 결과도 좋지만 과정도 굉장히 좋았고, 우리 경기력도 좋았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이번 월즈를 통해서 너무 많은 것들을 배웠다. 개인적으로 중독에 취약하다고 느낀다. 스스로 이번 월즈를 준비하면서 쓸 데 없는 시간을 많이 허비하고 있다고 느꼈다”라며 “그걸 개선하고 싶다. 요즘 유튜브나 틱톡 같은 게 중독성이 강하다. 많은 분들이 그런 걸로 고생하실 것 같아서 같이 화이팅 하자고 말하고 싶다”고 내년을 위한 보완점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하는 거다. 프로 생활을 하는 동안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리겠다. 그걸로 인해서 팬들이 행복하고 많은 영감을 얻으신다면, 그걸로 좋다”고 언급했다.

7년 만에 숙원을 달성하면서 일부에서는 ‘이상혁이 은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도 했지만 그는 선을 그었다.

이상혁은 “나는 계약이 된 신분이기 때문에 T1에서 일을 할 것 같다. 프로 생활하면서 좋은 경험도 많이 했고, 스스로 성장하면서 배움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하면서 은퇴 계획은 추후에 세우겠다”고 일축했다.

구로=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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