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다시 정상(頂上)이 되다

윤민섭 2023. 11. 2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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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이상혁이 7년 만에 다시 세계 정상에 등극했다.

이상혁의 소속팀 T1은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웨이보 게이밍(WBG)을 3대 0으로 꺾었다.

2014년에는 팀이 부침을 겪은 까닭에 월드 챔피언십에 도전하지도 못했지만, 이상혁은 2015년과 2016년에 다시금 압도적인 활약을 펼쳐 월드 챔피언십 최다 우승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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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이상혁, 7년 만에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통산 4회
라이엇 게임즈 제공


‘페이커’ 이상혁이 7년 만에 다시 세계 정상에 등극했다.

이상혁의 소속팀 T1은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웨이보 게이밍(WBG)을 3대 0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2013년과 2015년, 2016년에 이어 4번째로 월드 챔피언십 우승을 기록했다.

T1에서 데뷔한 이래 팀의 영광과 고난을 모두 함께해온 이상혁의 우승 기록 역시 팀과 궤를 같이한다. 2013년 데뷔 시즌부터 파격적인 활약을 펼친 그는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우승을 차지해 국내를 평정했고, 가을에 월드 챔피언십을 제패해 빠르게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로 자리매김했다.

2014년에는 팀이 부침을 겪은 까닭에 월드 챔피언십에 도전하지도 못했지만, 이상혁은 2015년과 2016년에 다시금 압도적인 활약을 펼쳐 월드 챔피언십 최다 우승자가 됐다. 이상혁과 함께 우승한 팀원들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2회 우승자도 ‘베릴’ 조건희가 유일할 정도로 월드 챔피언십 복수 우승은 어려운 일이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페이커 천하’는 2017년 그와 T1이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삼성 갤럭시에 0대 3으로 완패함과 동시에 막을 내리는 듯했다. 2018년과 2020년에는 월드 챔피언십 진출이 좌절됐다. 2019년과 2021년에는 준결승전에서 여정을 조기에 마쳤다.

이상혁은 2022년 ‘제우스’ 최우제, ‘오너’ 문현준, ‘구마유시’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과 함께하면서 다시금 세계 정상에 오를 기회를 잡았다. LCK 스프링 시즌 우승, 서머 시즌 준우승을 기록해 기대를 모은 채로 월드 챔피언십에 도전했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하지만 결승 무대에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무장한 DRX에 2대 3으로 석패하면서 다시금 준우승에 그쳤다. 2017년 첫 준우승 이후 눈물을 흘렸던 이상혁은 5년 뒤 그의 팀원이 그보다 서럽게 우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다.

2023년은 T1에 좋은 기회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 어느 때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LCK 스프링 시즌에는 젠지보다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받았음에도 결승전에서 허무하게 졌다. 서머 시즌에 이상혁은 손목 통증을 호소해 잠시 로스터에서 빠졌다. T1은 그동안 1승7패를 기록하며 침몰하는 듯했다.

하지만 막상 월드 챔피언십이 개막하자 T1과 이상혁은 그 어느 때보다 좋은 기량을 발휘했다.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단 1패만 기록했을 뿐 이후 모든 경기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파죽지세로 소환사의 컵까지 닿았다.

이상혁 역시 과거 연속 우승을 기록하던 당시의 날 선 플레이를 다시 선보였다. 그는 이번 대회 내내 상대 미드라이너보다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는 ‘LoL 프로 리그(LPL)’의 실력자들인 ‘야가오’ 쩡치, ‘스카웃’ 이예찬, ‘나이트’ 줘딩, ‘샤오후’ 리위안하오를 순서대로 꺾었다.

이상혁이 징동 게이밍(JDG)과의 준결승전 3세트에서 ‘룰러’ 박재혁을 잡아낸 플레이는 이번 대회 최고의 순간으로 평가받는다. 위기의 순간에서 그는 신의 한 수를 둬 팀이 시리지를 리드하는 데 이바지했다. 사실상의 결승전으로 평가받던 경기에서 팀을 승리로 이끈 플레이였다.

첫 우승 때는 신세대를 대표해 나서서 성공적으로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2번째와 3번째 우승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로 군림하고 압도적인 능력을 과시했다. 4번째 우승에서는 자신의 뒤를 이은 또 다른 신세대를, 과거의 그와 같은 존재가 되기를 꿈꿨던 이들을 모두 깨부쉈다. 가장 오래 걸린 만큼, 가장 고됐던 만큼 전보다 더 큰 가치를 인정받는 우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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