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사나이’ 김진, 6년 만에 천하장사 등극

송지훈 2023. 11. 2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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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사나이’ 김진이 씨름대축제 천하장사에 오른 뒤, 황소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그가 천하장사 대회에서 우승한 건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사진 대한씨름협회]

‘바람의 사나이’ 김진(34·증평군청)이 올 한해 모래판을 평정했다.

김진은 19일 경남 고성군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위더스제약 2023 천하장사 씨름대축제 천하장사(무제한급) 결정전(5전3승제)에서 이재광(28·영월군청)을 3-1로 꺾고 황소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민속 씨름에서 최중량 체급은 백두급(140㎏ 이하)이지만, 매년 한 번 열리는 천하장사 대회에서는 체중 제한 없이 원하는 선수가 모두 참가할 수 있다.

천하장사 결정전 첫판에서 김진은 이재광의 힘을 역이용하는 안다리로 중심을 무너뜨리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어진 둘째 판을 내줬지만, 셋째, 넷째 판에서 거듭 안다리를 성공시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김진은 우승 트로피와 함께 1억원의 우승 상금을 받았다. 통산 9차례 백두장사를 지낸 김진이 천하장사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건 지난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이번 대회에서 김진은 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마자 기술을 구사하는 속전속결 전략으로 재미를 봤다. 회오리바람을 연상시키는 주특기 돌림배지기 기술과 들배지기를 시도한 뒤 안다리를 곁들여 마무리하는 콤비네이션 기술도 위력을 발휘했다.

최대 고비는 ‘디펜딩 챔피언’ 김민재(21·영암군민속씨름단)와 맞붙은 8강전이었다. 김민재는 지난해 울산대 소속으로 출전해 이만기 인제대 교수 이후 37년 만에 대학생 신분으로 천하장사에 오른 신흥 강자다. 본격적으로 민속 씨름에 뛰어든 올해는 백두급에 8차례 출전해 6차례나 우승했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최근 2년간 37경기에서 딱 두 번 패한(35승2패) ‘모래판 괴물’ 김민재를 상대한 김진은 치밀한 전략과 베테랑의 노련미로 맞섰다. 압도적인 힘을 앞세운 상대를 돌림배지기와 안다리로 제압하며 2-1로 이겨 김민재에게 통산 세 번째 패배를 안겼다.

여세를 몰아 정상에 오른 김진은 “꿈을 꾸는 것만 같다”면서 “특히 올해 태어난 아들에게 ‘천하장사 아빠’를 보여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민재와의 8강전에 대해서는 “이번 대회의 최대 승부처라고 생각해 감독님과 함께 특별 맞춤 훈련을 했다”면서 “좋은 결과로 한 해를 마무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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