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극단주의 군사블로거 "나는 선거에 나간다" 옥중 출마 선언
극단주의 혐의로 체포돼 구금 중인 러시아 유명 군사 블로거 이고르 기르킨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기르킨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텔레그램을 통해 “나는 선거에 나간다”는 글을 올리며 내년 3월 러시아 대선에 출마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현 러시아 상황에서 대선에 참가하는 것은 사기꾼들이 카드놀이를 하는 테이블에 앉는 것과 같다는 것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며 “후보자로서도 테이블에 앉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이 후보로 추천되면 “유일한 승자가 미리 알려진 엉터리 선거를 치르려는 크렘린의 계획을 방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지자들이 자신을 후보로 올리고 서명을 모으는 행동에 나서는 것만으로도 애국 세력이 결집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외부와 내부의 위협에 맞서 단결할 수 있는 우리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대통령 선거법에 따르면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하려면 최소 5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후보로 추천받아야 한다.
앞서 ‘스트렐코프(기르킨의 가명)을 지지하는 러시아 운동’의 공동 의장 올레그 넬진은 전날 텔레그램을 통해 “기르킨이 3월 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을 지지자들에게 촉구했다”고 밝혔다.
넬진은 ‘우리의 대통령-이고르 이바노비치 스트렐코프’라는 슬로건이 적힌 사진을 배경으로 이러한 내용이 담긴 기르킨의 편지를 읽었다.
기르킨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장교 출신으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할 때 큰 공을 세웠고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친러 반군을 조직하는 데 기여했다.
이후 군사 블로거로 활동해온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지지하면서도 러시아 정부가 전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기르킨은 러시아 군 수뇌부가 우크라이나에서 더 효과적으로 싸우지 않을 경우 러시아가 혁명이나 내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반복적으로 경고했다.
기르킨은 지난 7월 극단주의 활동을 대중에게 선동한다는 혐의로 체포됐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러시아에서 형사사건의 피고인 신분이라도 대통령 후보로 지명될 수 있지만 유죄를 선고받으면 선거 운동을 벌일 수 없다고 전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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