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보다 핫한 '롤드컵'…'롤의 메시' 페이커, 28억 돈방석

지봉철 2023. 11. 19.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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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한국서 개막…T1, 7년만에 통산 4회 우승 금자탑
상금만 약 28억 '롤드컵' 흥행몰이…전세계 1억명 지켜봐
'페이커' 이상혁, "e스포츠 통틀어 역대 최고의 선수" 등극
1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 T1과 웨이보 게이밍의 경기에서 3대 0으로 우승한 T1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고 있다.ⓒ연합

한국과 중국의 최강 e스포츠팀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에서 T1이 우승을 차지했다. 한동안 침체했던 한국이 e스포츠 강국으로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1년부터 국가를 옮겨가며 매년 열리는 롤드컵은 각국 리그 강자들이 모여 그해 세계 최강팀을 가리는 대회다. 세계 아홉 지역에 프로 리그가 있고, 100여 팀에서 800여 명의 선수가 뛴다.

매월 1억여 명이 이 게임을 한다. 게이머들에게는 월드컵만큼 인기가 있어 롤드컵이라 한다. 서울은 2014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롤드컵 결승전을 개최한 바 있다.

이번 롤드컵은 지난달 10일부터 서울과 부산에서 세계 22팀이 예선전과 8강전, 4강전을 벌였다. 한국은 네 팀이 출전했지만 '디플러스기아'가 8강에 오르지 못했고, '젠지'와 'KT롤스터'도 8강에서 중국팀에 져 탈락했다.

그러나 마지막 팀 'T1'이 지난 12일 부산에서 열린 4강전을 넘어 19일 결국 중국 최강 팀인 WBG(웨이보 게이밍 포 아우디)를 3대0으로 이겼다.T1에는 '페이커' 이상혁과 이날 결승전 MVP를 차지한 '제우스' 최우제, '케리아' 류민석 등이 뛰고 있다.

T1의 주장 '페이커' 이상혁ⓒ연합

특히 이상혁은 e스포츠를 통틀어 역대 최고의 선수(GOAT·Greatest Of All Time)로 평가받는다. 2013년 데뷔해 10년 동안 최정상급 기량을 꾸준히 뽐냈기 때문이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페이커는 마이클 조던(농구)과 메시(축구)에 비교된다"며 "의심할 여지가 없는 역대 최고 선수"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 이상혁은 연봉이 75억원 이상으로 국내 프로게이머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으며 미국 ESPN은 봉준호, 손흥민, 방탄소년단(BTS), 이상혁을 한국을 대표하는 4대 엘리트로 소개했다.

그럼에도 애초 e스포츠 업계에선 올해 롤드컵의 흥행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팬데믹 후유증과 경기 침체 여파로 글로벌 e스포츠 시장 시장 역시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롤드컵은 온·오프라인에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라이엇게임즈에 따르면 이번 대회 4강까지 잠정 집계한 시청률(최고 동시접속자 수 기준)은 미국과 멕시코에서 열렸던 지난해 대회보다 6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롤드컵의 시청자 수(누적 접속자 수 기준)가 처음으로 4억명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부에선 이날 결승전 동시접속자 수도 1억명을 돌파할 것이란 분석이다. 역대 최고기록은 2021년 롤 결승전으로 동시 시청자 7386만명이다.

롤드컵 결승이 열린 고척 스카이돔은 현장 관중 1만8000여명이 모여 좌석을 가득 채웠다. 좌석은 지난 8월 예매 시작 10분 만에 전석이 매진됐다. 가장 저렴한 티어8석이 8만원, 최고가인 티어1석이 24만5000원에 판매됐다.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티어1석이 최고 3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현장에 가지 못한 2만여명의 팬들은 서울 광화문에 모여 거리응원을 펼쳤다. 서울시가 e스포츠 대회를 위해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를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결승전을 고척돔에서 직접 관람하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롤드컵 결승전을 관람하고 있다.ⓒ서울시

T1의 이번 우승은 2013년, 2015년, 2016년에 이은 팀 역사상 4번째다. T1은 2017년과 2022년 롤드컵 결승 무대에 올랐지만 삼성 갤럭시와 DRX에게 패하면서 6년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T1은 역대 최다 출전, 최다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으로는 222만5000달러(약 28억원)의 기본 상금이 주어진다. 여기에 롤드컵 기념 상품 판매 매출액 일부를 더해 최종상금이 결정된다.

이처럼 롤드컵이 월드컵에 버금가는 세계적 행사인만큼 기업 투자도 활발하다. 실제 롤드컵의 우승 트로피인 '소환사의 컵'은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가 제작했다. 그리고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이 제작한 보관함에 넣어 전달된다. 이번 롤드컵의 경우 마스터 카드, 메르세데스 벤츠 등이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다. 이외에도 레드불, 시크릿랩, 아마존 웹 서비스(AWS), 코카콜라, 오포 등도 대회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 내년 롤드컵 결승은 영국 런던의 O2 아레나에서 열린다. O2 아레나는 영국에서 두 번째로 인원 수용률이 높은 장소이며 아델, 비욘세, U2 등 전설적인 아티스트와 밴드가 공연한 적이 있다. 2012년 하계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열렸고 NBA 경기와 ATP 테니스 시즌 결승 등의 대규모 스포츠 행사가 진행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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