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까지 풍기는 카레 냄새~ “사람은 매의 눈으로 검수만 하죠”

구정하 2023. 11. 1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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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 2만6868㎡(약 8127평) 규모의 오뚜기 대풍공장.

근무 직원들이 "중부고속도로에까지 카레 냄새를 풍긴다"고 농담하는 이곳은 오뚜기의 대표 히트작 '3분카레'를 만드는 공장이다.

최근 카레 냄새를 따라 분말카레 생산동인 대풍공장 2동을 방문했다.

김혁 공장장은 "직원들은 전통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며 "대부분 자동화돼 사람은 '매의 눈'으로 검수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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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 오뚜기 대풍공장 가보니
포장 라인·물류센터 등 완전 자동화
직원들 ‘전통있는 제품’ 생산 자부심
직원이 최근 충북 음성 오뚜기 대풍공장에서 포장된 카레가 나오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오뚜기 제공


충북 음성, 2만6868㎡(약 8127평) 규모의 오뚜기 대풍공장. 근무 직원들이 “중부고속도로에까지 카레 냄새를 풍긴다”고 농담하는 이곳은 오뚜기의 대표 히트작 ‘3분카레’를 만드는 공장이다. 이외에도 케첩, 마요네즈 등 설명이 필요 없는 오뚜기의 시장 점유율 1위 제품들이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지난해에만 여기서 25만t의 제품을 생산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8641억원어치다.

최근 카레 냄새를 따라 분말카레 생산동인 대풍공장 2동을 방문했다. 일사불란하게 카레 박스가 쏟아져나오는 포장라인에는 근무 직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풍공장은 모든 공정을 자동화한 덕에 공장 전체가 총 307명의 인력만으로 가동된다. 약 9명만이 근무하고 있는 카레 포장라인의 직원들이 하는 일은 기계 위에 박스를 올려놓고, 제조된 물건을 검수하는 정도다.

물류센터는 직원이 한 명도 없어 아예 깜깜하게 불을 꺼놓은 상태였다. 최근 물류작업을 바코드 시스템을 통해 완전 자동화했다. 이전엔 로봇이 제품을 나르더라도 사람이 동작을 명령해야 했었는데, 이제는 기계가 바코드를 인식해 자동으로 물건을 적재한다. 물건을 꺼낼 때도 별다른 지시가 없어도 로봇이 알아서 선입선출로 재고를 빼낸다. 생산라인에서도 기계가 대부분의 작업을 대신하고 있다. 원료를 정해진 비율에 따라 배합하는 ‘자동배합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사람 손을 기계로 대체하면서 생산성과 정확도가 동시에 높아졌다.

기계설비가 많은 공장인 만큼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대풍공장은 오뚜기 공장 중 특별하게 안전문화 확립을 위한 ‘스위트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안전표어 아이디어를 받고, 우수작을 시상하는 안전표어대회가 그 예다. 이날 둘러본 공장엔 곳곳에 최근 수상작인 ‘빠른작업 자랑말고 안전작업 자랑하자’가 쓰인 플래카드가 붙어있었다.

수증기가 많이 발생하는 식품 생산 공장 특성을 활용한 난방 시스템도 갖췄다. 각 라인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수증기 열기를 회수해 별도의 에너지를 쓰지 않고 공장을 난방할 수 있는 설비다. 공장의 화장실 새면대에도 수증기로 데운 김이 펄펄 나는 물이 나오고 있었다.

생산 제품들의 출시일을 기념하는 ‘제품 생일잔치’도 이곳의 독특한 문화 중 하나다. 최근엔 케첩과 마요네즈의 52살 생일, 식초의 42살 생일잔치를 벌였다. 그날에는 직원 식당에 해당 제품으로 만든 점심 식사가 나온다. 김혁 공장장은 “직원들은 전통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며 “대부분 자동화돼 사람은 ‘매의 눈’으로 검수만 한다”고 말했다.

음성=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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