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프트 공연 보던 팬도 숨졌다…남미 덮친 '죽음의 봄 더위'
남미 등 남반구 곳곳이 사상 최악의 이상고온 현상에 시달리면서 폭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과 계절이 반대인 남반구는 곧 여름철에 접어들기 때문에 앞으로 기상 이변으로 인한 건강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전례 없는 봄철 폭염이 브라질 등 남미를 덮치면서 대부분 지역이 더위로 인한 심각한 위험에 직면했다. 브라질 해안 도시 리우데자네이루는 18일(현지시각) 기온이 42.6도까지 올라 11월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고, 체감온도는 59.7도로 60도에 육박했다. 브라질 국립기상연구소는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로 심각한 피해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브라질과 인접한 파라과이에서도 북서부 도시의 일 최저기온이 34.6도를 기록하는 등 밤에도 3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졌다. 기상 역사학자인 막시밀라노 에레라는 “세계 기후 역사상 지금 남미가 겪고 있는 것과 비교할 수 있는 사건은 없다”며 “세계 기후 역사가 다시 쓰였다”고 말했다.
체감 60도 공연에 관객 사망…콘서트 연기
주최 측에 따르면,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 도중 관객인 아나 클라라 베네비데스(23)가 몸이 좋지 않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리우데자네이루 보건당국은 심폐 정지로 인해 베네비데스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스위프트도 “오늘 밤 공연에서 팬을 잃었다. 가슴이 찢어진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팬들은 폭염 속에 많은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주최 측이 공연장 내 물병 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플라비우디노 브라질 법무장관도“다량의 열기에 노출되는 공연을 진행하는 업체는 반드시 무료 식수를 제공해야 한다”며 “관련 조치는 즉각 시행된다”고 말했다.
4년 만의 엘니뇨…기후변화가 폭염 증폭
더 큰 문제는 기후변화가 폭염 등 극한 기상 현상의 강도를 증폭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국적 기후연구단체인 WWA(World Weather Attribution)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화석연료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이 없었다면 남미에서 발생한 이상고온 현상은 현재 관측된 것보다 1.4~4.3도 낮은 기온을 보였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링컨 무니즈 알베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 연구원은 “엘니뇨가 발달하면 더위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겠지만,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이렇게 극심한 봄 더위가 올 가능성은 극히 낮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46세 노랑머리 女로커…아이 셋 낳고도 "넷째는 입양할 것" 왜 | 중앙일보
- “간통 들키자 남편 음낭을…” 한 여자만 50년 쓴 실록 속내 | 중앙일보
- "롤렉스 차고 기도했다"…오지환이 고 구본무 LG회장에 빈 소원 | 중앙일보
- 수중 10만원, 통장엔 3만원…통닭도 채 못 뜯고 떠났다 | 중앙일보
- 30년 따박따박 연 3.6% 이자 준다고? 채권개미 열광한 이 상품 | 중앙일보
- 경희대 6위, 서울시립대 9위…두계단씩 뛴 두 대학에 톱10 요동 [2023 대학평가] | 중앙일보
- [단독] 원희룡, 이재명 지역구 거론…장관 최대 8명 출마 가능성 | 중앙일보
- 고가의 옷만 고집하던 연예인, 억대 추징금 물렸다…무슨 일 | 중앙일보
- 대졸도 가기 힘든 금감원…고교생이 합격한 비결 | 중앙일보
- 300만원 암표 극성…칼바람 속 광화문 1.5만명, 페이커가 달궜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