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되찾은 황소 트로피…2023년 천하장사는 김진

송지훈 2023. 11. 1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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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사나이' 김진(증평군청)이 2023 천하장사대축제 천하장사 결정전에서 이재광(영월군청)을 3-1로 꺾고 꽃가마에 올랐다. 김진은 황소트로피 및 천하장사 우승트로피와 함께 1억원의 우승 상금을 받았다. 사진 대한씨름협회

‘바람의 사나이’ 김진(34·증평군청)이 올 한해 모래판을 평정했다.

김진은 19일 경남 고성군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위더스제약 2023 천하장사 씨름대축제 천하장사(무제한급) 결정전(5전3승제)에서 이재광(28·영월군청)을 3-1로 꺾고 황소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민속 씨름에서 최중량 체급은 백두급(140㎏ 이하)이지만, 매년 한 번 열리는 천하장사 대회 만큼은 체중 제한 없이 원하는 모든 선수가 참가할 수 있다.

천하장사 결정전 첫 판에서 김진은 이재광의 힘을 역이용하는 안다리로 중심을 무너뜨리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이어진 두 번째 판을 내줬지만 세 번째·네 번째 판에서 거듭 안다리를 성공시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김진은 우승 트로피와 함께 1억원의 우승 상금을 받았다. 통산 9차례 백두장사를 지낸 천하장사 대회에서 김진이 정상에 오른 건 지난 2017년 이후 6년 만이자 두 번째다.

'바람의 사나이' 김진(증평군청)이 2023 천하장사대축제 천하장사 결정전에서 이재광(영월군청)을 3-1로 꺾고 꽃가마에 올랐다. 김진은 황소트로피 및 천하장사 우승트로피와 함께 1억원의 우승 상금을 받았다. 사진 대한씨름협회

이번 대회에서 김진은 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마자 기술을 구사하는 속전속결 전략으로 재미를 봤다. 주특기인 돌림배지기와 들배지기를 시도한 뒤 안다리를 곁들여 마무리하는 콤비네이션 기술도 위력을 발휘했다.

최대 고비는 ‘디펜딩 챔피언’ 김민재(21·영암군민속씨름단)와 맞붙은 8강전이었다. 김민재는 지난해 울산대 소속으로 출전해 이만기 인제대 교수 이후 37년 만에 대학생 신분으로 천하장사에 오른 신흥 강자다. 본격적으로 민속 씨름에 뛰어든 올해는 백두급에 8차례 출전해 6차례나 우승했다.

'바람의 사나이' 김진(증평군청)이 2023 천하장사대축제 천하장사 결정전에서 이재광(영월군청)을 3-1로 꺾고 꽃가마에 올랐다. 김진은 황소트로피 및 천하장사 우승트로피와 함께 1억원의 우승 상금을 받았다. 사진 대한씨름협회

이번 대회 직전까지 최근 2년 간 37경기에서 딱 두 번 패한(35승2패) ‘모래판 괴물’을 상대한 김진은 치밀한 전략과 베테랑의 노련미로 맞섰다. 압도적임 힘을 앞세운 상대를 돌림배지기와 안다리로 제압하며 2-1로 이겨 김민재에게 통산 세 번째 패배를 안겼다.

여세를 몰아 정상에 오른 김진은 “꿈을 꾸는 것만 같다”면서 “특히나 올해 태어난 아들에게 ‘천하장사 아빠’를 보여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김민재와의 8강전에 대해서는 “이번 대회의 최대 승부처라 여겨 감독님과 함께 특별 맞춤 훈련을 했다”면서 “기대한 결과로 마무리해 행복하다”며 웃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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