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내렸는데 또?”…라면업계, 해외선 날았지만 국내선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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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라면 제조업체들이 올 3분기 전년 영업이익을 크게 뛰어넘는 호실적을 냈다.
정부는 라면 가격을 놓고 업계를 압박하고 있지만 업계는 2분기 가격 인하에 나선 만큼 당분간 현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7% 늘어난 6억9731만 달러(약 9040억원)에 달했다.
라면업계는 지난해 물류비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밀 가격 급등을 이유로 수차례 가격 인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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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 가격 안정에도 가격은 그대로
정부, 가격 안정 압박 나서
국내 주요 라면 제조업체들이 올 3분기 전년 영업이익을 크게 뛰어넘는 호실적을 냈다. 해외 시장에서 우리 라면의 인기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라면 가격을 놓고 업계를 압박하고 있지만 업계는 2분기 가격 인하에 나선 만큼 당분간 현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 3분기 매출 8559억원, 영업이익 55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5.3%, 영업이익은 104% 늘었다. 미국·중국 등 해외 법인에서 2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국내 법인 수출분까지 합산하면 3분기 영업익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나왔다.
삼양식품과 오뚜기도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갔다. 삼양식품은 3분기 매출 3352억원, 영업이익 43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58.5%, 124.9% 급증한 수치다. 삼양식품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입어 전체 매출의 72% 수준인 2398억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오뚜기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6% 늘어난 9087억원, 영업이익은 87.8% 증가한 830억원을 기록했다. 대표 제품인 진라면 광고모델로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을 내세우면서 라면 수출액이 2억800만 달러(약 2696억원)에 가까워졌다.
우리 라면의 인기는 K-드라마, K-팝 등 콘텐츠에 자주 노출되면서 나날이 높아졌다. 또 국제적인 경기 불황으로 물가가 오르면서 세계인이 가격이 저렴한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7% 늘어난 6억9731만 달러(약 9040억원)에 달했다.
이들의 호실적은 국제 밀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드는 등 원재료 가격 부담이 적어졌기 때문으로도 해석된다. 라면업계는 지난해 물류비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밀 가격 급등을 이유로 수차례 가격 인상에 나섰다.
원재료 가격은 낮아졌지만 라면 가격은 유지되면서 큰 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6월 물가 안정을 위해 업계에 가격 인하를 촉구했지만 생색내는 수준에 그쳤다. 삼양식품은 지난 7월 라면 12종 가격을 평균 4.7% 내렸지만 가장 많이 팔리는 불닭볶음면은 가격 인하 대상에서 뺐다. 농심은 신라면 봉지면의 출고가를 4.5% 내렸지만 최근 양파링 등 과자 용량을 줄인 게 알려져 논란이 됐다.
정부는 라면·빵 등 가공식품과 외식메뉴 가격을 하루 단위로 점검하고, 물가 관리 전담부서를 지정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라면업계는 정부에 협조 의사를 전했지만 올해 이미 한 차례 라면값을 인하한 만큼 추가 인하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크게 오른 것처럼 보이지만 그간 수익성이 많이 떨어졌던 상황에 대한 기저효과”라며 “정부 기조에 맞춰 최대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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