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적발 구의원…회사원으로 신분 속여 징계 피해

김현정 2023. 11. 1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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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기초의회 의원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벌금형을 받았지만 이런 내용이 의회로 통보되지 않아 징계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구의원이 자신의 신분을 회사원으로 속였는데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산 북구의회가 A구의원의 형 확정 후 석 달이 지나도록 음주운전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당연히 징계 절차도 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음주운전 적발 후 A의원이 자신의 신분을 회사원이라고 속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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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법정보시스템 허점
벌금형 받고도 의회 통보 면해

부산의 한 기초의회 의원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벌금형을 받았지만 이런 내용이 의회로 통보되지 않아 징계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구의원이 자신의 신분을 회사원으로 속였는데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서 이를 걸러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1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부산 북구의회 A의원은 지난 6월 8일 0시10분께 부산 동래구 한 도로에서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를 한 후 운전대를 잡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A구의원은 경찰조사를 거쳐 검찰에 약식 기소돼 지난 8월 벌금 600만원 약식명령을 받았다.

문제는 부산 북구의회가 A구의원의 형 확정 후 석 달이 지나도록 음주운전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당연히 징계 절차도 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부산 북구의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통상적으로 형이 확정되면 수사기관이나 사법기관에서 통보가 오는데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검찰에 왜 통보되지 않았는지 문의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서울 관악구 수도방위사령부 앞에서 군경 합동으로 출근길 음주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일반적으로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수사기관은 공무원에 대한 수사 결과를 해당 기관에 알려야 한다. 만약 뒤늦게나마 음주운전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면 A구의원은 별다른 징계 절차 없이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음주운전 적발 후 A의원이 자신의 신분을 회사원이라고 속였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경찰과 검찰, 법원에서도 일반 공무원과 달리 선출직 공무원이 자신의 신분을 속였을 경우에는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사건 조사 당시 경찰은 A구의원이 공무원인지 여부를 내부 형사사법정보시스템으로 검색했지만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검찰도 경찰에서 사건이 넘어오자 공소사실에 A씨를 회사원으로 기록해 약식기소했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법원은 지방의회의원이 형사사건으로 판결이 확정되면 해당 지방의회에 그 사실을 알려야 한다. 그러나 법원은 약식명령에 대해서는 사건을 통보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식명령이란 검사가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해달라고 청구하면, 법원이 정식 재판 없이 서류를 검토해 형을 내리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정식재판이었으면 A씨 신분이 밝혀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마음먹고 신분을 끝까지 숨기면 확인할 수 없었을 수도 있다"며 "선출직 공무원은 잘못하면 내부 징계뿐만 아니라 국민의 심판도 받아야 하는 자리인데 형사사건 결과가 기관에 통보되지 않아 범죄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시스템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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