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준이 ‘마지막 퍼즐’ 맞네…서울 SK, 완전체로 부활 시동
프로농구 서울 SK가 올 시즌 초반 삐걱대던 팀을 정비하고 부활의 시동을 걸었다. 변화를 이끌 키 맨은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유틸리티 포워드 안영준(28·1m96㎝)이다.
SK는 지난 18일 수원 KT와의 2023~24시즌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102-87로 15점 차 대승을 거뒀다. 1년 6개월의 군복무를 마치고 이날 복귀전을 치른 안영준의 활약이 돋보였다. 16점을 올리며 2리바운드와 2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을 곁들였다.
안영준은 지난해 5월 코트와 잠시 작별했다. 상무 입대를 마다하고 상근예비역을 선택했다. 2021~22시즌 54경기에서 커리어 하이에 해당하는 경기당 14.5점 4.7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하고, 봄 농구에서 창단 이후 첫 통합 우승을 이끈 직후라 팬들의 아쉬움이 더 컸다.
이어진 군복무 기간 동안 안영준은 농구만 생각했다. 입대 직후 간단한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에 매달렸다. 몸 상태를 회복하자마자 훈련에 매달렸다. 퇴근 후 SK 훈련장인 양지체육관을 꼬박꼬박 찾아 볼을 만졌다. 매일 늦은 밤까지 코트에서 달리고 슛을 쏘며 감각을 다진 안영준에 대해 전희철 SK 감독은 “나라면 저렇게까지 하진 못 했을 것”이라 감탄했다.
고대하던 복귀전에서 안영준은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격언을 입증했다. KT와 접전을 펼치던 2쿼터에 3점 슛 2개를 잇달아 꽂아 넣는 등 3점 슛 4개를 림에 적중했다. 4쿼터에는 상대의 추격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순간 돌파로 흐름을 장악했다. 전 감독은 “안영준이 가세한 뒤 나타난 가장 확실한 변화는 스페이싱(공격 전술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것”이라면서 “공격이 살아나면서 수비도 상승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영준의 복귀전에서 SK는 시즌 초반 문제점으로 손꼽힌 공-수 밸런스 문제를 해결했다. 자밀 워니의 출전 여부와 컨디션에 따라 팀 성적이 들쭉날쭉하던 이전과 달리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다. KT전에서 SK는 3명이 20점 이상을 넘기는 다변화 농구로 대승을 거뒀다.
특히나 오세근의 활약이 반가웠다. SK 이적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작성하며 더블-더블(20점 11리바운드)을 기록했다. 체력과 수비력이 뛰어난 안영준이 가세하면서 오세근이 짊어져야 할 역할 부담이 줄어들며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다.
SK는 안영준의 복귀에 더해 일정에서도 한숨을 돌리며 향후 경기력과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시즌 초반 지옥의 원정 10연전(6승4패)을 마치고 당분간 홈경기 위주의 승부를 치른다. 오는 20일 서울 삼성과의 지역 라이벌전을 시작으로 다음달 3일까지 6경기 중 5경기를 안방에서 치른다. 같은 기간 선두 원주 DB와의 맞대결(24일), 시즌 초반 우승 후보로 나란히 손꼽힌 부산 KCC와의 승부(다음달 2일)가 기다리고 있다.
안영준은 “혼자 운동하는 시간이 솔직히 정말 힘들었다.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싶었던 게 한 두 번이 아니다”면서 “그럴 때마다 ‘꾸준히 하며 버티자’는 생각으로 매달렸다. 감독님과 형들도 많이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복귀전을 앞두고 부담이 적지 않았다. 경기 초반엔 감각이 부족한 탓인지 이지 슛을 많이 놓쳤다. 하지만 갈수록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면서 “SK는 KCC와 함께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팀이다. 그에 맞는 플레이를 해야한다. 강팀들과 맞부딪치며 상위권으로 올라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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