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후보→에이스' 180도 대반전…울브스, 황희찬과 재계약 협상→"선수도 남고파"

김정현 기자 2023. 11. 19.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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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에이스로 등극한 황희찬(27)이 더 밝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 영국판은 19일(한국시간) 울버햄프턴이 황희찬과 재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황희찬의 기존 계약은 2026년에 끝나지 않는다. 그는 이번 시즌 팀의 핵심 선수가 됐고 구단은 그의 경기력에 추가 계약으로 보상하려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황희찬도 몰리뉴에 남고 싶어 하는 열망이 있어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는 개리 오닐 감독과 일하는 걸 즐기고 있다고 알려져 있고 계약 연장이 예상된다"라며 재계약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황희찬은 2023/24시즌을 자신의 시즌으로 만들고 있다. 울버햄프턴 이적 후 세 번째 시즌을 맞는 그는 자신을 괴롭혔던 햄스트링 부상 없이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활약하고 있다. 그는 시즌 개막 3개월 만에 프리미어리그 12경기 6골 2도움을 기록, 프리미어리그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리그컵에서도 한 골을 넣었다.

더 주목받는 건, 황희찬이 울버햄프턴 구단 역사상 가장 긴 홈구장 6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선수로 기록됐다는 점이다. 또 9월과 10월에 걸쳐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팀에 중요한 순간 승점을 안겨줬다. 그는 10월 울버햄프턴 이달의 선수상을 받으며 홈팬들 지지를 받고 있다. 

황희찬은 지난 2021년 여름 라이프치히(독일) 소속으로 울버햄프턴에 임대 후 선택적 완적 이적을 조건으로 이적했다. 그는 이적 직후 득점포를 가동하며 활약했고 다음해 1월, 1400만파운드(약 226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황희찬 입장에선 감개무량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지금 황희찬은 자타 공인 울버햄프턴 핵심 공격수이지만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방출 후보에 오른 로테이션 멤버였다.

지난 시즌 부상 등으로 인해 32경기에 나와 4골 3도움만 기록하며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던 황희찬은 구단의 재정 문제까지 겹치면서 2023 여름 이적시장 때 이적 가능성이 검토됐다.

영국 매체 '더선'은 지난 5월 "황희찬은 올 여름 울버햄프턴을 떠난다. 울버햄프턴은 재정적페어플레이(FFP) 문제에 직면했고, 구단 장부 균형을 맞추기 위해 황희찬을 매각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차기 행선지로 과거 황희찬한테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던 리즈 유나이티드가 거론됐으나 매체는 "리즈는 지난해 황희찬에게 보여준 관심을 되살릴 것 같지 않다. 황희찬은 골 결정력에서 문제를 드러냈다"라며 리즈가 황희찬의 저조한 결정력으로 인해 관심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이적이 점쳐졌던 황희찬은 끝내 울버햄프턴에 잔류했다. 다만 새롭게 울버햄프턴 사령탑으로 임명된 개리 오닐 감독이 개막 후 2경기에서 황희찬을 벤치 명단에 포함시키면서, 올시즌 황희찬이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황희찬은 실력으로 위기를 타파했다.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전에서 교체로 나와 시즌 첫 골에 성공했던 황희찬은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에서도 교체 투입 후 득점을 터트려 오닐 감독 체제에서 선발 멤버로 등극했다.

이후 황희찬은 5라운드 리버풀전부터 시작해 12라운드까지 리그 8경기 연속 선발 출전에 성공했다. 이 기간 동안 4골 2도움을 기록하면서 울버햄프턴 부동의 주전 공격수로 자리잡는데 성공했다.

황희찬이 방출 후보에서 핵심 공격수로 등극하게 된 비결은 다름 아닌 약점으로 꼽히던 골 결정력이었다. 프리미어리그가 지난 1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시즌 황희찬은 페널티킥 없이 6골을 터트리는 동안 슈팅 횟수가 불과 17회에 불과하면서 어마어마한 골 전환율을 과시했다.

올시즌 황희찬의 골 전환율은 무려 35.29%. 2위 손흥민(26.67%)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전시즌 득점왕 엘링 홀란(26.19%)이 3위를 차지했고, 제로드 보언(21.88%)이 4위에 올랐다.

프리미어리그는 황희찬의 놀라운 기록을 주목하면서 "최근 몇 주 동안 황희찬은 주로 오른쪽 윙어로 기용됐다"라며 "그 위치에서 그는 세컨드 스트라이커 역할을 하기 위한 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움직임이 탁월하며, 17번 슈팅 중 16번을 박스 안에서 시도하는 타고난 페널티 박스 포식자(penalty-box predator)"라고 설명했다.

황희찬의 페널티지역 내 결정력은 이미 소속팀 오닐 감독이 극찬할 정도로 수준급에 올라선 상황이다.

오닐 감독은 지난달 21일 자신이 지난시즌까지 지휘하던 본머스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황희천 골전환율 얘기가 나오자 반기면서 "울버햄프턴 다른 선수들이 황희찬을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해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페드로 네투가 측면에서 벌려주고 쿠냐가 수비진을 교란하는 사이 차니가 골을 성공시킨다"고 밝혔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 이름의 마지막 글자인 찬을 활용해 그를 '차니(Chany)'라고 부른다. 손흥민이 '소니'라고 불리는 식이다.

오닐 감독은 이어 "차니의 마무리는 매우 안정적이고 위협적이다. 위치를 잘 잡는다"면서 "황희찬의 득점전환율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같이 모색해나갈 것"이라며 황희찬 살리기에 많은 에너지를 쏟겠다고 했다. 특히 "100만번 슛을 해서 한 번 성공할까 말까한 중거리슛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위치를 잡을 줄 알기 때문"이라며 황희찬의 위치선정 능력을 호평했다.

약점으로 꼽히던 골 결정력이 크게 개선된 황희찬은 현재 울버햄프턴을 넘어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공격수로 등극했다. 일부 매체에선 황희찬을 '코리안 가이(Korean guy)'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황희찬의 새 별명은 맨체스터 시티 사령탑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인터뷰로에서 유래됐다. 지난 7라운드 울버햄프턴 원정을 앞두고 과르디올라 감독이 사전 인터뷰에서 경계해야 할 선수를 언급할 때 황희찬의 이름을 순간 잊어버려 '더 코리안 가이'라고 말한 것이 큰 화제가 됐고, 이후 황희찬이 득점까지 기록하며 그의 새로운 별명으로 자리 잡게 됐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맨시티전 당시 황희찬에게 결승 역전골을 허용한 후 인터뷰에서 '황'이라고 이름을 정확하게 언급하며 깊은 인상을 표하기도 했다.

황희찬의 경기장 안팎에서의 영향력에 울버햄프턴은 그에게 재계약을 제시했다. 이번 시즌 완전히 팀에 녹아들어 만족감을 드러냈던 황희찬과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지는 만큼 재계약 성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편 황희찬은 이날 오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함께 중국으로 출국한다. 대표팀은 오는 21일 오후 9시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중국과 2026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2차전을 치른다.

황희찬은 지난달 베트남전, 16일 싱가포르전에서 연속골을 넣었다. 중국전에서 3경기 연속 득점에 도전한다.

사진=PA Wire, AP/연합뉴스,울버햄프턴, 엑스포츠뉴스DB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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