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 대만전 5이닝 1실점 역투…마지막까지 국가대표 임무 완수
한국 야구대표팀 투수 원태인(23·삼성 라이온즈)이 올해의 마지막 등판에서 결승행의 발판을 놓는 호투를 펼쳤다.
원태인은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대만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1실점으로 잘 던졌다. 투구 수는 84개. 볼넷은 하나도 없었고, 삼진은 5개를 잡았다. 한국은 원태인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6-1로 앞서 일본이 기다리고 있는 APBC 결승전 문턱까지 갔다.
원태인은 올해만 벌써 세 번째 국제대회를 치르고 있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경기 4와 3분의 1이닝,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경기 10이닝을 각각 소화한 뒤 24세 이하 또는 프로 3년차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 APBC까지 잇달아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 사이 삼성 소속으로 정규시즌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150이닝을 던졌다. 스스로도 "1년 내내 야구를 하고 있는 기분이긴 하다.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임무도 막중했다. 원태인은 아시안게임에서 결승행 티켓이 걸린 중국전에 선발 등판했다. 6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져 제 몫을 해냈다. 이번에도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 대만전에서 선발투수 중책을 맡았다. 그는 "선수 모두 결승에 꼭 올라 (예선에서 패한) 일본과 다시 맞붙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내가 그 무대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던져야 할 것 같다"고 했는데, 그 각오를 실행에 옮겼다.
원태인은 1회를 삼자범퇴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공 10개로 대만 1~3번 타자를 범타로 요리했다. 그러나 1-0 리드를 안고 시작한 2회 초 선두타자로 나선 류지훙에게 2루타를 맞아 무사 2루 위기에 몰렸다. 도쿄돔 왼쪽 펜스 상단에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진, 아찔한 타구였다. 정신이 번쩍 든 원태인은 곧 안정을 찾았다. 웨정화를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솎아낸 뒤 호헝여우와 린징카이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무사히 이닝을 마쳤다.
한국 타선이 2회 말 4득점하면서 원태인은 3회 5-0 리드를 안고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1루수 노시환의 송구 실책으로 선두타자 장정위를 2루까지 보냈지만, 후속 세 타자를 범타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4회가 가장 힘겨웠다. 선두타자 전제셴과 13구까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전제셴은 결국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됐지만, 풀카운트에서 연속 7개의 공을 파울로 걷어내며 원태인을 괴롭혔다. 진이 빠진 원태인은 다음 타자 류지훙에게 초구를 강타 당해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어 다음 타자 웨정화에게도 초구에 우월 2루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추가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호헝여우의 잘 맞은 타구를 좌익수 박승규가 잡아내 투아웃이 됐고, 2사 2루에서 린징카이가 삼진으로 돌아섰다. 원태인은 추가 실점 없이 무사히 마운드를 내려왔다. 마지막 이닝인 5회 역시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마무리한 뒤 6회부터 김영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도쿄까지 원정 온 한국 야구팬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원태인을 향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도쿄=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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