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어도 어지럽다…‘이석증’ 의심부터 [헬스]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3. 11. 1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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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피곤한가’…세상이 ‘빙글빙글~’

가만히 있어도 주위가 빙빙 도는 현상을 경험했다면, ‘이석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통상 어지럼증은 몸이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흔히 나타난다. “별일 아니겠지”라며 넘기는 이들이 대다수지만, 지속적으로 어지럼증을 겪는다면 병원에 가야 한다. 귀 등 신체기관 이상으로 발생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 이석증은 어지럼증의 원인 질환 중 30~40%를 차지한다.

이석(耳石)은 칼슘 덩어리로 이뤄진 미세 입자다. 이석증은 전정기관 중 하나인 이석기관의 이석이 제자리를 이탈해 또 다른 전정기관인 반고리관에 들어가 발생한다. 반고리관은 내림프액이라는 액체로 채워져 있는데, 이곳에 이석이 들어가면 머리를 움직일 때 반고리관 안에서 이석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내림프액이 출렁거린다. 비정상적인 내림프액 흐름은 평형감각을 자극하고 가만히 있는데도 하늘이나 주위가 빙빙 도는 듯한 어지럼증을 일으킨다.

국내 이석증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정 기능 장애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8년 102만8058명으로 처음 1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 114만9215명을 기록했다. 4년 새 12만명이 늘었다.

원인은 뚜렷하지 않다. 이석이 제자리를 이탈하는 이유 자체가 확실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주로 노화의 시작 단계인 중·노년층 발병 비율이 높다. 전은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석증은 주로 40대 이상 중·노년층에서 발병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내이의 허혈로 이석이 불완전하게 형성되기 쉽고 이석기관의 퇴행성 변화로 유동성 석회화 물질이 쉽게 생길 수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며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신체기관 문제로 어지럼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재발률’ 높아…“머리 쪽 충격 주면 안 돼”

이석증은 보통 자연 치료된다. 가만히 두면 수주에서 수개월 후 저절로 없어진다. 이석증이 의심된다면 일단 이석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가급적 머리나 몸을 급격히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머리를 돌리거나 뒤로 젖히는 등 과도한 움직임을 줄이고 취침 때까지는 되도록 머리를 세운 채로 앉은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다만 몇 달 동안 치료해도 낫지 않는 난치성 이석증은 반고리관을 막는 반고리관폐쇄술이라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다만 이석증은 재발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독일 뮌헨대 신경과 연구진이 이석증 환자 125명을 6~17년간 관찰한 결과, 5년 이내 평균 재발률이 33~50%에 달했다. 재발을 막는 방법은 알려진 게 없다. 평소 가벼운 운동과 규칙적인 야외 활동을 통해 골대사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생활 수칙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전 교수는 “최근 비타민D 결핍이 이석증 발생과 관련 있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매일 햇빛을 보고 비타민D 체내 형성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4호 (2023.11.15~2023.11.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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