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서 악취 난다" 신고에 들어가보니…고양이 사체 500구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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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고양이 500여 마리의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관계기관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60대 집주인이 길고양이를 데려와 키우면서 무분별한 번식을 방치해 일어난 일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고양이들은 중성화 수술을 받지 못한 채 집안에서 대량으로 번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은 새끼 고양이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태어나 죽을 때까지 방치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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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60대 여성, 정신질환 등 앓아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고양이 500여 마리의 사체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관계기관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60대 집주인이 길고양이를 데려와 키우면서 무분별한 번식을 방치해 일어난 일인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천안시와 유기동물구호법인 '동물과의 아름다운 이야기' 등에 따르면 전날 동남구 봉명동행정복지센터에 "악취가 심하게 나는 아파트가 있다. 집주인이 동물저장강박증(애니멀호더)이 아닌지 의심된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시와 동물구호법인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집 내부에서 고양이 500여 마리의 사체와 함께 살아 있는 성묘 25마리와 새끼 고양이 2마리가 발견됐다. 집안 곳곳에는 고양이 사체가 신문지 등으로 싸여 부패한 채 방치돼 있었고, 냉장고와 가방 등도 고양이 사체로 채워져 있었다. 집에서 나온 쓰레기는 무려 7.5t에 달했다.
집주인인 60대 여성 A씨는 4년 전부터 길고양이를 구조한 뒤 집에서 길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남편과 사별한 후에는 더 많은 수의 고양이를 혼자 키워왔다. 이 고양이들은 중성화 수술을 받지 못한 채 집안에서 대량으로 번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은 새끼 고양이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태어나 죽을 때까지 방치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정신질환과 노인성 질환 등을 앓아왔으며, 현재 뇌경색으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천안시 관계자는 "A씨는 1년 전부터 인지능력조차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며 "이전부터 치료를 권했으나 완강히 거부해 병원에 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평소 악취로 인해 민원이 자주 발생했지만, 직원들이 방문해도 A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고 대화를 거부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전했다.
A씨는 시 관계자들의 지속적인 방문과 설득 끝에 어렵게 협조에 응했다. 시 관계자들은 A씨가 동물 학대 등으로 신고당할 것이 두려워 외부인들의 집안 출입을 거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천안시는 A씨 집 폐기물 수거와 특수청소 등을 마친 상태다.
구조된 고양이들은 현재 동물보호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A씨로부터 소유권 포기 각서를 서면으로 받지 못해 업무 처리에 어려움이 남아있다.
동물과의 아름다운 이야기 이경미 대표는 "고양이들이 안정되면 중성화 수술이 가장 시급하다"며 "고양이들을 시에서 맡게 된다면 안락사할 가능성이 크다. 입양을 통해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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