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요?"…영재 찾는 유전자 검사 유행에 中당국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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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저출산 해결을 위해 사교육을 금지하는 등 교육비 경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꺾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유전자를 채취해 아이의 재능을 알아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비과학적 검사까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샤오리 중국 선양병원 임상유전학과 부주임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일부 유전병과 선천성 질환 등의 원인 규명 및 진단, 치료는 가능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검사로 재능을 판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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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 “비과학적인 속임수에 가깝다” 지적
중국 당국이 저출산 해결을 위해 사교육을 금지하는 등 교육비 경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꺾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유전자를 채취해 아이의 재능을 알아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비과학적 검사까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400위안(약 7만4000원)에서 최대 1만위안(약 184만원)에 달하는 영재 유전자 검사가 유행하고 있다. 영재 유전자 검사 업체들은 0~12세 아이들의 입 안 또는 피부의 유전자를 채취해 재능을 파악, 조기 교육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는 올해 초 쌍둥이 딸들의 유전자 검사에 2000위안(약 35만원)을 냈다는 중국 베이징에 사는 A씨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그는 생후 7개월에 불과한 자녀들의 유전자 샘플을 보내고, 아이마다 35쪽 분량의 ‘성장 조언 보고서’를 받았다. 또 자칭 유전학 교수로부터 온라인 상담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재 유전자 검사는 항목이 구체적일수록 비싸진다. 한 고가 검사에는 언어, 음악, 논리적 사고, 신체 움직임, 시각 공간, 대인 관계 및 사회적 상호 작용, 자연 탐구, 자기 인식 등 8개 범주의 40개 능력 검사가 포함된다. 학습 잠재력과 성격 유형, 선천적 다중지능 등을 안내하고 진로까지 추천해주는 검사도 있다.
그러나 과학계에서는 이런 검사가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장쑤성 양저우 의학유전학센터의 후수웨이 연구원은 “이런 서비스는 과학기술을 가장한 점술, 속임수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리샤오리 중국 선양병원 임상유전학과 부주임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일부 유전병과 선천성 질환 등의 원인 규명 및 진단, 치료는 가능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검사로 재능을 판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연합 의과대학의 유전학 연구원 황상즈도 “유전자와 재능 간 관계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신화통신은 “학부모들이 자녀를 과보호하고 교육의 지름길을 찾으려 한다”며 비과학적 영재 유전자 검사를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이 사교육을 금지한 지 만 2년이 지났지만 중국 학부모들의 교육열은 여전하다. 당국은 불법 과외에 고액 벌금을 물리고 선행학습과 경진대회를 금지하는 등 사교육 근절을 위해 나섰지만, 오히려 암암리에 과외·특별 수업이 성행하고 있다. 현직 교사가 호텔·아파트 등에서 비밀리에 학생들을 과외하다가 적발돼 벌금을 무는 일도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과 중국 등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학업 성적으로 이름이 높은 국가”라며 “이들의 학교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적이며 접근 방식이 적극적이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스트레스 공장’이 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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