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한국, 지나친 경쟁에 더 많이 지쳐"

블랭핑크 로제와 APEC 배우자 프로그램 참석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석해 한국의 지나친 경쟁을 언급하며 해결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APEC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 참석한 김건희 여사와 블랙핑크 로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오전 애플 본사인 '애플 파크'에서 정신건강을 주제로 진행된 APEC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질 바이든 여사가 주최한 이번 프로그램에는 말레이시아, 파푸아뉴기니, 필리핀 정상의 배우자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함께했다. 아울러 바이든 여사가 초청해 걸그룹 '블랙핑크'의 로제도 참여했다.

이도운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신건강을 주제로 한 토의에서 바이든 여사는 현대 기술로 사람들 간 소통이 원활해졌다고 언급하면서도 고립과 불안감 등 마음건강을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이에 공감을 표하고 "한국은 경쟁사회에서 서로를 매우 강하게 의식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지나친 경쟁의식으로 인해 많은 감정이 개입되고 더 많이 지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정신건강 역시 글로벌 문제로 육체적 건강과 함께 정신건강에 대해서도 터놓기 이야기할 수 있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가수 로제도 "가수로 성공하기까지의 여정이 쉽지 않았고 지금도 때때로 어려움이 있지만 스스로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자신의 음악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과 위안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어려운 이야기를 공유해준 로제에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김 여사는 애플 체험공간에서 내년 출시를 앞둔 애플 비전 프로와 애플워치의 정신건강 관련 기술 시현을 둘러봤다. 아울러 애플 파크를 산책하고 애풀의 원형 사옥을 방문했다. 김 여사는 "애플 파크의 모든 건물에 명상, 기도 등을 위한 '평온의 방'(serenity room)이 있다는 점은 정신건강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며 "친환경, 탄소중립을 지향한 애플의 건축 방식과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중시한 세심한 공간 조성이 인상 깊다. 한국에도 이런 공간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와 바이든 여사는 지난 4월 국빈 방문 당시 미국 워싱턴D.C.의 국립 미술관에 방문해 마크 로스코 작품을 함께 관람한 일을 상기했다. 김 여사는 고(故)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가 살아생전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연구하고 업무 공간 곳곳에 그의 작품을 걸어둘 정도였다며 자신도 이런 영감을 통해 과거 마크 로스코 전(展)을 기획한 경험이 있다고 소개했다. 바이든 여사는 APEC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석한 김 여사에 감사함을 표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