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두 곳 뿐… 실험실 고기 ‘배양육’ 국내 식탁에 곧 오른다

이슬비 기자 2023. 11. 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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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이 뜬다] 셀미트, 국내 최초 식약처 승인 요청
셀미트에서 개발한 독도새우배양물로 만든 시제품./사진=셀미트 제공
실험실에서 세포를 키워 만드는 미래 고기 '배양육'이 시장 매대에 오른 곳은 아직 전 세계에서 미국과 싱가포르, 단 두 곳뿐이다. 곧 우리나라가 포함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배양육 스타트업 셀미트가 지난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독도새우 세포배양물을 한시적 식품 원료로 인증해달라고 신청한 것. 만약 승인 허가가 떨어지면 이제 우리나라 마트 매대에도 배양육이 오르게 된다. 또 '갑각류' 배양육으론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인증되는 것이기도 하다.

◇독도새우 세포 키워 캐비어, 큐브고기 만들어
셀미트가 승인 신청한 배양육은 독도새우로부터 분리한 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해 만든 것이다. 셀미트가 갑각류인 독도새우를 선택해 배양육 연구에 집중과 선택을 한 이유는 다른 곳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서다. 세계적으로 배양육은 소, 돼지, 닭 세포를 가지고 만든다. 셀미트의 배양육은 현재 이미 시제품과 레스토랑 메뉴 개발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시제품으로는 새우버거, 새우튀김 등 대중적인 메뉴가 개발됐고, 이 외에도 세포배양 캐비어와 큐브모양 새우고기 등 새로운 개념의 식품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또 국내 유명 청담동 소재 레스토링인 '시고로'와 함께 새로운 요리 개발도 진행했다.

◇셀미트, 안전성·경제성 문제 해결해
배양육 개념이 나온 지 1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시중에 나오지 못했던 건 ▲안전성 ▲경제성의 문턱 때문이었다. 실험실에서 식품을 만드는 것이다 보니 안전성을 보장하기 어려웠고, 대량생산이 힘들어 단가를 낮추기도 쉽지 않았다. 배양육의 안전성 우려는 세포를 배양하는 '배양액' 때문. 주로 소 태아 혈청을 쓰는데, 혈청은 매우 비싼 데다 식용으로 허가돼 있지도 않다. 셀미트 관계자는 "실제로 연구 개발 중 가장 힘들었던 건 갑각류를 위한 배양액을 개발하는 것이었다"며 "소비자들이 먹고 요리하는 식품이므로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비동물성에 혈청을 사용하지 않은 식품성분으로만 만들어진 갑각류 전용 세포배양액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개발한 세포배양액은 갑각류 세포 성장을 매우 빠르게 진행시켜, 대량 세포배양도 가능해졌다. 셀미트는 연구개발 비용으로 150억원이 넘는 투자를 했고, 독도새우 세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350㎡ 규모의 생산센터도 구축했다. 이곳에서 새우세포는 연간 200톤가량 생산될 예정이다.

셀미트 독도새우배양물 생산 공장./사진=셀미트 제공
◇식약처 승인, 얼마나 걸릴까…
셀미트 입장에선 식약처의 빠른 승인 허가가 간절하다. 셀미트 박길준 대표이사는 "친환경 배양육 시장은 푸드테크 중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고, 투자와 연구가 매우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분야다"라며 "우리나라도 글로벌 흐름에 발맞추고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식약처의 식품 원료 승인 절차가 빠르게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의 생태계상 특히 빠른 승인으로 실제 판매까지 이어지는 게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식약처 승인 허가는 6~9개월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단 아직 우리나라엔 배양육을 식품 원료로 인정해달라는 시도도 전무했다. 그래서 안정성을 검사받기 위해 어떤 자료를 내야 하는지 등 규격과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다. 이를 확립하기 위해 식약처는 지난달 26일 배양육의 기준과 규격을 정하는 '식품 등의 한시적 기준 및 규격 인정 기준' 일부개정고시를 행정 예고했다. 식약처는 지난해부터 배양육 안전성 평가와 제조·가공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 식약처 관계자는 "고시 행정이 완료돼야, 해당 식품 원료를 시장에 낼 수 있는지 검토하기 시작한다"며 "빠르지만, 확실하게 검토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배양육 시장, 계속 확대될 예정
한편, 배양육은 인구는 늘어나는데 주 단백질 급원인 가축은 이상기온, 감염병 등으로 줄어들 전망이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대체재다. 실제로 많은 유관 전문 기관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배양육이 아직 매우 한정되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육류 소비 중 대체육 비중이 크게 늘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는 2025년에는 육류 소비가 기존 육류 90%, 식물성 대체육류 10%로 봤지만, 2040년에는 기존 육류 40%, 식물성대체육류 25%, 배양육 35%로, 기존 육류 소비 비율은 급격히 떨어지고, 대체육 소비는 확장될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AT Kearney에서도 전통 육류와 대체육 소비 비율이 2025년에 9:1에서 2040년에는 4:6으로 변할 것이라 비슷하게 전망했다. 배양육은 기후 변화 개선 등 친환경적인 식자재이기도 하다. 환경 연구 그룹 CE 델프트(CE Delft)의 연구 결과, 기존 육류보다 배양육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92%가량 적고, 공기 오염은 93%, 대지 이용률은 95%, 물 사용량은 78% 감소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셀미트 관계자는 "무엇보다 인류에게 중요한 해양환경 오염에 지속적인 관심이 창업 초기부터 있어, 갑각류로 배양육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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