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명 ‘공감(共感)’…김장김치에 예수 사랑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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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과 카튜사 병사 80여 명이 18일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 경기 평택 소재 캠프 험프리스 포채플린스메모리얼채플 앞마당에 모였다.
행사를 준비한 길위의교회 정용준 목사는 "주한미군과 지역 교회 주민들이 함께 김치를 만들어 소외 계층에 전달했다.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정장선(평택성결교회 장로) 평택시장은 "평택에 주한미군과 가족 수만명이 거주한다. 주한미군과 지역주민의 협력 사업인 '김치 프로젝트'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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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김치 버무려 소외계층에 전달
평택 캠프 험프리스 채플서 김장 한마당
18일 오전 경기 평택에 있는 캠프 험프리스 포채플린스메모리얼채플(4CMC) 앞마당은 ‘김치 봉사팀’ 주한미군과 지역 교회 성도들의 즐거운 김장 봉사로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주한미군과 카투사, 길위의교회, 한국기독실업인회(CBMC) 평택지회 성도 100여 명으로 구성된 봉사팀은 고무장갑을 끼고 배추와 무, 고추 등을 버무려 김장김치를 담았다.
김장을 마친 봉사팀은 피로도 잊은 채 한 부모 가정과 홀로 사는 노인 등 어려운 이웃에게 김치를 직접 나눠줬다.
주한미군의 작전명은 ‘Empathy’(공감; 共感)’, 함께 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부제는 ‘Kimchi On The Way Project'(길 위의 김치 프로젝트)였다.
버무린 김장김치는 모두 1000포기.
이 중 600포기 200여 개 상자는 어려운 주민에게 전달했고, 400포기는 판매해 소외 청소년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한다.
배추 농사 지을 땅은 지난 7월 방효군 평택시유기농쌀 대표가 제공했다.
방 대표는 주한미군의 선행 계획을 전해 듣고 자신의 밭 990 ㎡를 무상으로 빌려주었다.
길위의교회 성도들은 지난 8월 배추와 무 등을 파종했고 카투사와 주한미군들은 재배와 수확까지 힘을 보탰다.
밭농사가 처음이라 처음에 심은 모종 1200포기는 모두 죽었다. 1주일 후 다시 1200포기를 심었다.
부족한 배추 농사 실력이었다. 농작물 병해충 등으로 위기도 있었다. 이틀에 한 번씩 유기농 비료와 영양제로 간신히 어려움을 이겨냈다.
정용준 길위의교회 목사는 “방 대표님과 CBMC 평택지회 양미화 회장님과 오미환 대표, 행복동행협동조합 최옥란 대표님 등은 비료와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다. 배추가 무럭무럭 자라 독거 어르신의 밥상을 채워 나갈 생각에 기쁨과 설렘이 가득했다. 오늘도 김장 버무리는 봉사활동까지 열심히 섬겨 주셨다. 하늘의 복을 받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카투사 병사들은 외박과 휴가를 반납하고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이 행사에 동참했다. 파종과 재배, 수확, 김장에 이르기까지 서로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었기에 이런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그동안 지역 보육원이나 복지기관을 도와왔다.
처음엔 단순하게 선물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하지만 2020년부터 길위의교회 구제사역에 조의석(주한미군 3-2비행대)목사와 김철우(주한미군 사령부 군종실장)목사 등이 합류하면서 미군과 함께 지역사회를 섬기는 사역 패러다임으로 전환했다.
길위의교회도 지난 6년간 매달 이웃을 찾았다.
이 교회에는 평소 주한미군 한국군 지원단 카투사 병사들이 야학 봉사를 하고 있다.
아이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주변의 소외 이웃을 돕는 일을 배우면서 ‘책임 있는 지성인과 신앙인’으로 양육되고 있다.
수능을 전날 마친 학생들도 이날 김장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이 김치 프로젝트에 함께한 미8군 3-2대대 백승은(대위) 군목은 “길위의교회가 제안한 이 사역은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동안 주한미군이 김장 체험을 했던 적은 있으나, 모두 시제품을 구입해 체험하는 행사였다. 그러나 파종부터 재배에 이르기까지 길위의교회에서 요청이 올 때마다 기쁜 마음으로 병사들과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미군들이 시간을 내 누군가를 돕는 기쁨을 알게 됐으며, 3-2항공지원대 대대장(스나입스)와 부대 병사들은 십시일반 모금해 다음 달 진행하는 ‘공명(6회) – 길 위의 크리스마스’ 행사에도 기쁜 마음으로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육군 험프리스 기지사령부 군종실장 마틴조 목사는 “대한민국의 전통 음식인 김치는 수십 개의 식재료를 섞어 완성한다. 한국인과 미국인이 김치처럼 귀한 역사를 만들어 왔다. 함께 만든 김치라 더 맛있을 것 같다.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한반도의 평화가 계속되고 대한민국의 국방이 더욱더 튼튼해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조 군종실장은 “미군의 여러 가치 중에 섬김과 봉사 항목이 있다. 한국교회를 통해 섬김의 기회가 주어져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김장김치를 직접 만든 브랜딜 미군 병사는 “지난 2월에 한국에 왔다. 한국인들이 친절한 것 같다. 봉사활동을 함께 하니 기쁘고 앞으로 장래가 잘되고 행복이 절로 올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를 준비한 길위의교회 정용준 목사는 “주한미군과 지역 교회 주민들이 함께 김치를 만들어 소외 계층에 전달했다.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미연합사 군종실장 김철우 목사는 “미군 병사들이 수년간 길위의 교회와 지역사회를 위해 함께 만들어 온 사역은 하나님의 축복을 기꺼이 받고 다른 사람에게 흘려보내는 귀중한 임무”라고 말했다.
또 “군인으로서 이런 책임을 감당하는 것은 선물인 동시에 책임이며 특권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날이 추워질수록 마음이 추워지지 않도록 우리의 따뜻한 온기를 공유하는 것은 방위력만큼이나 중요하고 숭고한 것”라고 했다.
김 목사는 “우리 주한미군의 군목들은 병사들의 신앙전력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행사에 참석한 정장선 평택시장은 “평택에 주한미군과 가족 수 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의 한국생활을 도울 것이다. 특별히 이번에 주한미군과 지역주민의 협력 사업인 ‘김치 프로젝트’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정용준 목사는 “김치를 전달받는 지역 주민들이 주한미군과 교회 성도들의 손을 잡고 안아주는 모습 속에서 김치는 선물인 동시에 마음과 마음을 잇는 선한 도구가 됐다. 내년에는 감자와 고구마를 심어 다시 한번 어려운 이웃에게 예수 사랑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글 사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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