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엑스에 광고 안 해"…'반유대주의' 지지한 머스크, 광고 중단에 혼쭐

APEC 대담 돌연 불참

전기차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가 '반유대주의 음모론'으로 여겨지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가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주가가 떨어지고 광고 집행 중단됐으며 물론 백악관까지 "용납하지 못하겠다"고 나섰다.

사진 출처=EPA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머스크는 지난 15일 한 X 이용자가 "유대인들이 백인들에 대해 '변증법적인 증오'를 갖고 있다"고 쓴 글에 "당신은 실체적 진실을 말했다"고 답글을 달았다.

이에 CNN 등 미국 언론은 머스크가 반유대주의적 견해를 지지하는 속내를 종전보다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짚었다.

단 한 줄의 댓글의 대가는 혹독했다. 다음날인 16일 테슬라의 주가는 딱히 악재가 없음에도 3.81% 급락한 233.59달러로 그래프가 꺾였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는 황급히 머스크의 이름을 지웠다. 이날 오후 머스크는 CEO 정상회담에서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와 공동으로 사회를 볼 예정이었지만 행사 당일 교체됐다.

주최 측은 머스크의 개인 사정 때문이라고만 밝혔지만, 미국 언론은 머스크의 돌출 발언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엑스를 통해 광고를 릴리즈한 IBM은 광고 집행을 전면 중단했다. IBM은 이날 "증오 발언과 차별에 대해 무관용"이라면서 "전혀 받아들일 수 없는 이 상황에 대해 자체 조사하는 동안 엑스에 대한 모든 광고를 즉시 중단한다"고 했다.

린다 야카리노 X CEO는 "반유대주의 및 차별과 싸우는 우리의 노력은 매우 명확하다"고 진화를 시도했지만, 사태는 수습되지 않았다.

백악관도 좌시하지 않았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17일 X 계정에 올린 성명을 통해 머스크의 트윗을 지목하며 "홀로코스트 이후 유대인에게 가장 치명적인 날을 보낸 지 한 달이 지난 상황에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반유대주의 행위 뒤에 숨은 끔찍한 거짓말을 반복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적었다. "우리는 반유대주의와 인종차별적 증오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조장하는 이 혐오스러운 행위를 규탄한다"고 역설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