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컨디션 좋아졌다"…원태인 자신감, 대한민국 결승행 이끌까 [APBC]

(엑스포츠뉴스 도쿄, 유준상 기자) 표정이 밝았다.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이제 마운드 위에서 결과로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야구 대표팀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개 대회 연속 결승 진출에 도전하는 가운데, 원태인이 선발 중책을 맡았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18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APBC 2023 대만과 예선 3차전을 치른다. 한국과 대만 모두 2경기 1승1패를 기록 중으로,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이 예선 2위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대표팀은 16일 호주전 3-2 승리, 17일 일본전 1-2 패배로 연이틀 1점 차 승부를 벌였다. 선발투수로 등판한 문동주와 이의리를 비롯해 투수들이 대체로 호투를 펼친 반면 타선은 연장 승부를 포함해 19이닝 4득점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나흘간 휴식일 없이 진행되는 대회의 특성상 타자들이 타격감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한국뿐만 아니라 대만의 타격감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다. 대만은 16일 일본전 0-4 패배에 이어 17일 호주전에서도 9회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전에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날지는 미지수다.

다만 투수들은 어느 정도 대만 타선에 대한 경계가 필요해 보인다. 대만은 호주와의 경기에서 10회초 6득점으로 집중력을 발휘했다. 쐐기 만루포를 친 린징카이를 포함해 승부치기 상황에서 호주를 거세게 몰아붙이며 단숨에 승기를 잡았다.

결국 경기 초반 선발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게 관건이다. 대만은 일본프로야구(NPB) 2군 라쿠텐 소속의 좌완투수 왕옌청을 선발로 내세우는 가운데, 한국의 선발투수는 원태인이다.

2019년 데뷔 이후 올해 프로 5년 차가 된 원태인은 2020 도쿄 올림픽(2021년 개최)에 이어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지난달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올해 개최)까지 세 차례나 국제대회를 경험했다. 이번 대회가 원태인의 네 번째 국제무대다.

원태인은 도쿄 올림픽에서 4경기 5⅓이닝 평균자책점 8.44로 부진했고, 올해 WBC에서도 3경기 4⅓이닝 평균자책점 6.23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에서 2경기 10이닝 평균자책점 0으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고, 대표팀의 대회 4연패에 크게 기여했다.

이번에도 원태인은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고, 가장 중요한 경기에 선발로 나서게 됐다. 이미 대표팀 소집 당시부터 아시안게임과 마찬가지로 선발진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 11일 상무와의 두 번째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실전 점검을 진행하면서 대회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17일 일본과의 예선 2차전에 앞서 훈련을 소화한 원태인은 "대구에서 훈련했을 땐 날씨가 좀 쌀쌀하기도 했고, 오랜만에 마운드에 오르다 보니까 투구 내용이 그 당시에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런데 일본으로 넘어와서 훈련을 해 보니까 확실히 그때보다는 컨디션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1차적인 목표는 결승행인 만큼 대표팀은 일단 18일 대만전에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 하지만 그 이후의 일정까지 감안한다면 원태인의 호투 여부가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기대에 부응한다면 그만큼 대표팀의 마운드 운영도 수월해지고, 불펜투수들이 하루라도 더 쉬고 결승에 준비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반대로 원태인이 예상보다 일찍 마운드를 떠난다면 대표팀의 계획이 꼬일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도쿄돔에서 'WBC 참사'를 경험했던 원태인으로선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안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WBC의 아쉬움을 복수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히 있다. 아마 다른 선수들도 다들 똑같은 마음을 느꼈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원태인과 대표팀은 대만을 넘고 일본과 다시 결승에서 마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한국 대표팀 일정 및 결과

-16일 오후 12시, 예선 1차전(vs 호주) 3-2 승리
-17일 오후 7시, 예선 2차전(vs 일본) 1-2 패배
-18일 오후 7시, 예선 3차전(vs 대만)
-19일 오전 11시, 3위 결정전 / 오후 6시, 결승전

사진=도쿄, 유준상 기자,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