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늘어나는 '잠 못 드는' 사람들…"원인 파악해 규칙적 습관 가져야"
지난해 수면장애로 진료받은 환자가 110만명으로 4년 전보다 무려 28.5%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잠과 관련한 생리적 변화가 가장 크게 체감되는 60대 이상이 환자의 과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수면장애(G47, F51)’ 환자의 건강보험 진료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수면장애는 불면증, 수면 관련 호흡장애, 과다수면증, 일주기 리듬 수면장애, 수면 관련 운동장애 등 수면과 관련된 여러 질환을 통칭한다.
진료 인원은 2018년 85만5025명에서 2021년 103만7603명으로 처음 1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109만8819명까지 증가했다. 이 기간의 연평균 증가율은 6.5%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성이 2018년 35만5522명 대비 지난해 47만5003명으로 33.6% 늘어나며 여성의 같은 기간 24.9%(49만9503명→62만3816명) 대비 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51.2%로 과반을 차지했다. 구체적으로는 60대가 25만2829명(23.0%)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20만7698명(18.9%), 70대 18만4463명(16.8%), 80세 이상 12만4759명(11.4%) 순이었다.
이정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 같은 연령대별 비중에 대해 "생리적으로 나이가 60대에 가까워지면 잠이 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수면 중에 깨는 횟수가 늘어나며 전체 수면시간도 줄어들게 된다"며 "이러한 생리적 변화는 60대까지 이어지다가 이후에는 나이가 들어도 큰 차이 없이 유지되기 때문에 60대가 수면의 생리적 변화를 가장 크게 느끼는 나이대일 것"이라고 봤다. 또한 "60대에는 하던 일에서 은퇴하고 여러 신체질환이 생기는 등 일상생활의 큰 변화로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는 시기"라며 "이러한 생리적 변화와 스트레스가 수면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수면장애 환자의 건강보험 진료비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8년 1526억원이었던 진료비는 지난해 28만5132억원으로 연평균 16.9%나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른 1인당 진료비도 같은 기간 17만8000원에서 25만9000원으로 45.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석 교수는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수면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수면 일정이나 수면 환경의 변화 또는 스트레스가 원인이 될 수도 있고, 그 외에도 여러 내과적 문제나 정신과 질환으로 인해 수면장애가 유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수면장애는 잠자리에 드는 시간, 일어나는 시간, 알코올 또는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마신 횟수, 하루 동안의 운동량 등과 같은 수면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면담을 통해 평가해 진단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다른 정신건강의학과 질병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자세한 면담이 필요하며 필요시에는 수면다원검사, 심리검사, 실험실 검사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면장애 치료를 위해서는 수면장애의 원인을 밝혀내고 이를 제거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한 예로 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불규칙해 수면장애가 생겼다면 자고 일어나는 패턴을 규칙적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원인이 되는 정신적 또는 신체적 질병도 치료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면제의 단기간 사용도 도움이 된다.
이정석 교수는 "수면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낮잠을 자지 않고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으며 꾸준하게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하지만 잠들기 직전에는 운동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침실은 오로지 잠을 자기 위한 것으로 사용하고 TV, 스마트폰은 침실에서 보지 않아야 한다"며 "술, 담배, 카페인은 모두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되도록 피하는 것을 권장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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