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만 달러 재계약' 오스틴, 내년에도 LG 4번타자

양형석 2023. 11. 1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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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7일 총액 130만 달러에 재계약 맺은 외국인 타자, 1루수 골든글러브도 유력

[양형석 기자]

2023년 통합 우승팀 LG가 시즌이 끝난 지 4일 만에 외국인 타자 계약을 마쳤다.

LG 트윈스 구단은 1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활약했던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과 총액 130만 달러(계약금 30만+연봉80만+인센티브20만)의 조건으로 재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오스틴은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구단에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 올 시즌 동안 겪어 본 LG트윈스 팬들의 응원은 정말 최고였다. 그런 팬들 앞에서 내년에 또 뛴다는 것에 대해 기대가 된다. 여러분, 내년에 봐요"라고 재계약 소감을 전했다.

오스틴은 올해 LG의 주전 1루수로 활약하며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313 163안타23홈런95타점87득점의 성적으로 LG의 외국인타자 고민과 1루수 고민, 그리고 우타자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줬다. 게다가 성실한 자세는 물론이고 팀을 향한 애정까지 두루 갖추고 있어 LG로서는 오스틴과의 재계약을 망설일 이유가 전혀 없었다. 이로써 LG는 내년 시즌 4번타자와 주전 1루수 고민을 던 채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LG 오스틴이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시리즈서 더욱 빛나는 외국인 타자의 존재감

정규리그도 마찬가지지만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전에서 외국인 타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언제든지 홈런을 때릴 수 있는 외국인 타자가 라인업에 포함돼 있으면 홈런 유무에 상관없이 상대 배터리와 벤치에서 느끼는 부담의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상대를 압박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외국인 타자의 한 방이 터지면 그 경기는 물론이고 시리즈의 향방도 크게 바뀔 수 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통합 3연패를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는 2014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야수로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내야수 야마히코 나바로를 영입했다. 나바로는 정규리그 125경기에서 타율 .308 31홈런98타점118득점25도루로 맹활약했다. 나바로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24타수8안타(타율 .333) 4홈런10타점8득점 OPS(출루율+장타율) 1.282를 기록하면서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2017년 KIA 타이거즈의 통합 우승에도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정규리그 139경기에서 타율 .320 27홈런111타점118득점32도루를 기록하며 KIA의 정규리그 우승에 크게 기여한 버나디나는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526(19타수10안타)1홈런7타점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한국시리즈 완봉승을 포함해 10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양현종이 없었다면 시리즈 MVP에 선정됐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대활약이었다.

2018년 SK 와이번스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 제이미 로맥은 단기전에서 '한 방'의 위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외국인 타자였다. 2018년 정규리그에서 타율 .316 43홈런107타점102득점으로 'MVP급' 활약을 선보였던 로맥은 그 해 가을야구 11경기에서 45타수7안타(타율 .156)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7개의 안타 중 4개가 홈런이었고 그 중 2방은 시리즈의 분위기를 뒤집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터진 멀티홈런이었다.

2018년부터 2020 시즌 초반까지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했던 제라드 호잉은 kt 위즈로 이적한 2021년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가 됐다. 2021년 조일로 알몬테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은 호잉은 정규리그 68경기에 출전해 타율 .239 11홈런52타점의 평범한 활약에 그쳤다. 하지만 호잉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단 2경기에 출전해 8타수5안타(타율 .625) 1홈런3타점을 기록하며 kt의 첫 우승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차선으로 입단해 최고의 활약 펼친 오스틴

사실 올 시즌을 앞두고 LG가 눈독 들였던 외국인 타자는 오스틴이 아닌 빅리그 10년 경력을 자랑하는 외야수 아브라함 알몬테였다. 실제로 LG는 작년 12월 알몬테와 총액 80만 달러의 조건에 계약에 합의했지만 알몬테가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최종적으로 계약이 취소됐다. 알몬테와의 계약이 무산된 LG는 차선이었던 오스틴과 총액 7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LG에게 커다란 전화위복이 됐다.

오스틴은 네덜란드 WBC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담 증세로 결장했고 시범경기에서도 12경기에 출전해 타율 .194 1홈런3타점으로 부진했다. 저스틴 보어와 리오 루이즈,로벨 가르시아로 대표되는 외국인 타자들에 대한 악몽이 있었던 LG팬들은 오스틴에게도 큰 기대를 하면 안 된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오스틴은 시즌이 개막하자마자 전혀 다른 선수로 변모하며 LG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선수로 거듭났다. 

오스틴은 4월 한 달 동안 .351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LG의 외국인 타자 고민을 씻어버렸고 5월부터는 장타력도 살아났다. 8월에는 타율 .368 6홈런15타점을 몰아치며 LG의 '1위 굳히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실제로 오스틴은 올해 외국인 타자들 중에서 안타(163개)와 홈런(23개) 1위, 타율(.313), 타점(95개), 득점(87개) 2위를 기록하며 10개 구단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활약했다. 특히 15개의 결승타는 올 시즌 리그 전체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오스틴의 방망이는 전혀 식지 않았다. 오스틴은 한국시리즈 5차전까지 매 경기 안타를 때려내는 꾸준한 타격감을 과시하며 타율 .350(20타수7안타)1홈런5타점3득점으로 4번타자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3차전에서는 3회 kt의 좌완 에이스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좌측폴대를 때리는 선제 3점홈런을 터트렸고 9회에는 kt 마무리 김재윤에게 볼넷을 골라내며 대역전극의 디딤돌을 놓았다.

올해보다 60만 달러가 인상된 130만 달러에 LG와 재계약한 오스틴은 16일 롯데 자이언츠와 총액 95만 달러에 재계약한 애런 윌커슨에 이어 두 번째로 계약에 성공한 외국인 선수가 됐다. 대부분의 공격지표에서 리그 상위권의 성적을 기록한 오스틴은 대체 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스탯티즈 기준)에서도 10개 구단 1루수 중 단연 1위(5.22)에 올랐다. 오스틴은 KBO리그 진출 첫 시즌에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도 매우 유력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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