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승보다 기쁜 '블로킹' 꼴찌 탈출...아본단자 감독 "훈련 성과 나타나 기쁘다"

김지수 기자 2023. 11.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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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5연승의 휘파람을 불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승부처 때마다 공수 모두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절대 1강'의 위엄을 뽐냈다. 사령탑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였던 '블로킹 갈증'까지 해소했다.

흥국생명은 1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GS칼텍스와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3 25-22 25-18)으로 이겼다.  

흥국생명은 이날 승리로 시즌 8승 1패, 승점 23점을 기록하며 2위 GS칼텍스(6승 3패, 승점 17)와 3위 현대건설(5승 4패, 승점 17)와 격차를 승점 6점으로 벌렸다.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에서도 GS칼텍스를 셧아웃으로 제압한 것도 수확이다. 

흥국생명은 옐레나가 팀 내 최다 18득점, 김연경 14득점으로 두 사람이 32득점을 합작했다. 화력 싸움에서 GS칼텍스에 앞서며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가장 만족스러웠던 건 블로킹 숫자다. 흥국생명은 이날 미들블로커 이주아가 5개, 김연경, 김미연, 이원정, 김수지가 나란히 2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면서 수차례 고비를 넘기고 주도권을 가져왔다.

아본단자 감독은 승리 직후 공식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 팀이 블로킹에서 꼴찌가 아닐 것 같다"며 "맨 밑에서 순위가 하나 정도는 올라갈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흥국생명은 개막 직후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지만 블로킹은 숙제였다. 이날 GS칼텍스전까지 블로킹 숫자는 52개로 여자부 7개 구단 중 가장 적었다. 김연경, 옐레나 쌍포의 위력을 앞세운 공격력은 V리그 최정상급이었지만 수비 시 블로킹으로 상대팀의 공격 흐름을 끊는 장면은 보기 어려웠다.

준비를 게을리 한 것도 아니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비시즌은 물론 V리그 정규시즌 개막 이후에도 훈련 과정에서 블로킹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있다. 선수들의 퍼포먼스가 연습 때만큼 나오지 않으면서 블로킹에 대한 아쉬움을 크게 가지고 있었다.

아직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이날 GS칼텍스를 상대로 잡은 13개의 블로킹은 의미가 크다. 흥국생명 선수들도 블로킹에 대한 압박, 부담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게 됐다.

아본단자 감독은 "오늘 게임은 블로킹, 수비가 우리 플랜대로 잘 풀렸다. 블로킹뿐 아니라 유효 블로킹도 원활하게 이뤄졌다"며 "사실 매일 훈련 때마다 블로킹을 신경 쓰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우리 팀이 블로킹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었고 훈련 시스템도 따로 만들었다. 이렇게 성과가 나와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열세를 뒤집고 승리를 가져오는 위닝 멘탈리티(winning mentality)는 아본단자 감독에게 자부심인 동시에 고민거리다. 흥국생명은 지난 12일 현대건설전에서 세트 스코어 1-2로 패배 위기에 몰렸지만 4, 5세트를 내리 따내고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GS칼텍스전은 매 세트 혈투가 펼쳐진 가운데 흥국생명의 집념이 빛났다. 21-23으로 뒤진 1세트 후반 상대 범실과 김연경의 오픈 성공, 이주아의 블로킹으로 순식간에 24-23으로 역전했고 김미연의 블로킹으로 25-23을 만들어 기선을 제압했다.

기세가 오른 흥국생명은 2세트 19-19 접전에서 김연경의 퀵오픈 성공과 블로킹, 이원정의 연속 블로킹으로 세트 스코어 2-0으로 앞서가며 승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3세트에도 10-12로 뒤지고 있던 가운데 김연경, 옐레나, 레이나 등 주축 선수들의 공격력이 불을 뿜으면서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지고 있을 때 선수들이 보여주는 저력이 너무 좋다"면서도 "사실 지고 있을 때보다 세트 초반부터 선수들의 능력이 발휘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마지막 순간에 (패배를) 걱정하지 않도록 처음부터 좋은 경기력이 나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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